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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강성노조 회귀… 산적한 현안 풀기 ‘첩첩산중’

현대차 강성노조 회귀… 산적한 현안 풀기 ‘첩첩산중’

기사승인 2021. 12. 0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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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지부장 '강성 vs 강성' 2파전
오늘 결과 나와…앞날 가시밭길
2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전경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전경. /제공 =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와 2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을 봤던 온건 노선의 노조 지부장이 물러나고 강성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풀어야 할 실타래가 많은 현대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부족으로 떨어진 생산물량을 끌어올려야 하고 온라인 판매로 글로벌 트렌드를 맞춰야 하지만 노조와의 협의 없이는 불가능해서다. 전문가들은 해외 생산기지 건설과 인적 구조조정까지 먼 길을 가야 하는 현대차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현대차는 7일 노조 지부장 선거 최종 2차 투표를 진행해 8일 새벽 최종 결과를 도출할 전망이다. 기호2번 권오일 후보와 4번 안현호 후보의 양강구도가 형성되면서 현 집행부인 이상수 지부장의 재선 도전은 좌절됐다. 업계에선 두 유력 후보 중 누가 돼도 강성 기조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시각이다.

강성 노조가 집권하면서 현대차의 미래차로의 전환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반도체 수급난으로 특근에 나서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할 판이지만 새 집행부가 이를 거부하면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생산성이 미국의 절반 수준이라 진단하기도 했다.

강성 노조의 출현은 현대차·기아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는 데에도 노조와의 협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악재다. 비대면 시대, 테슬라를 통해 온라인 판매의 중요성과 효율성을 엿보고 있지만 현대차그룹 판매노조가 일자리 감소와 수당 감소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아직 발도 못 뗀 상태다. 광주형 일자리 결과물인 ‘캐스퍼’가 위탁생산 개념을 띠고 있어 온라인 판매가 유일하게 가능했고 올해 생산목표 1만2000대를 완판한 바 있다.

수출 관세·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해외 생산거점 구축도 난제다. 앞서 현대차가 미국 현지에 전기차 생산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노조는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 신사업 국내공장 우선 투자에 대한 특별협약을 체결하고 난 이후에 해외공장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순서”라고 사측을 압박한 바 있다. 특히 내연기관 대비 부품이 많게는 40% 이상 줄어드는 전기차시대를 맞아 고용인력을 줄여 인건비를 낮춰야 원가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노조가 ‘정년 연장’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고정비 감축 시점도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강성 노조의 집권이, 미래차로의 우리 산업계 전환을 더디게 할 요소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등 급변요소가 많은 상태라, 생산직도 줄여야 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카’선언 등 자국우선주의가 강조되고 있어 국내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가뜩이나 강성 노조 때문에 한국이 사업하기 힘든 구조라는 시각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서로 양보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며 “함께 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다 같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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