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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 ‘백신 잭팟’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

화이자·모더나 ‘백신 잭팟’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

기사승인 2021. 12. 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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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제조기술 관련 특허권 놓고 수천억원대 소송전 '골머리'
<YONHAP NO-0711> (AFP)
화이자와 모더나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로 매출을 올린 제약사들이 특허권을 놓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사진=AFP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수백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린 제약사들이 백신 제조 기술 관련 특허권을 놓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전례 없는 속도로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특허 분쟁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시장이 월가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것으로 증명되면서 수천억원이 걸린 법정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부스터샷 확대에 따라 백신 수요가 이어지면서 화이자와 모더나가 총 520억달러(약 61조6668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더나는 현재 백신 물질 중 리보핵산(RNA)을 인간 세포에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나노 파티클 개발을 두고 어버터스 바이오파마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어버터스 바이오파마는 모더나 백신에서 발견되는 나노 파티클이 자사 개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모더나는 어버터스 바이오파마의 특허권에 포함되지 않은 자체 소유의 나노 파티클을 사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모더나는 미 국립보건원(NIH)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WSJ는 모더나 백신 중 인체의 면역반응을 유발하기 위해 사용되는 스파이크 단백질 제조법이 NIH의 특허이지만 모더나가 특허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화이자는 NIH에 스파이크 단백질과 관련된 특허 사용료를 납부했다.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모더나의 특허 침해가 인정될 경우 NIH에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 이상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화이자도 지난해 10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단백질 관련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샌디에이고 제약업체 얼리얼 바이오테크놀로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그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현재 소송은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또 메신저 리보핵산(mRNA) 개발 관련 선구자적 역할을 한 모더나가 화이자를 상대로 특허 관련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모더나의 공동창업자이자 mRNA 기술 연구의 석학인 로버트 랭어 매사추세츠공대(MIT) 석좌교수는 140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가 특허 사용 관련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소송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모더나는 앞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백신 관련 특허권을 엄격하게 행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향후 더 많은 백신 관련 특허 소송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리노이 대학교 법학대학의 생명공학 지적재산권 전문 교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과학적 신용과 돈”이라며 “(백신은) 수백억 달러의 돈이 달려있는 주요 생명공학 발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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