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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회화에 담긴 한국적 정신세계...‘에이도스를 찾아서’展

추상회화에 담긴 한국적 정신세계...‘에이도스를 찾아서’展

기사승인 2022. 01. 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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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 이상욱·류경채 등 작고 작가 7인 작품 전시...내달 6일까지
류경채 나무아미타불 77-3 제공 학고재
류경채의 ‘나무아미타불 77-3’./제공=학고재
서구에서 유입된 추상회화에 한국적인 정신세계를 담아낸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에이도스(eidos)를 찾아서: 한국 추상화가 7인’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상욱(1923~1988), 류경채(1920~1995), 이봉상(1916~1970), 강용운(1921~2006), 천병근(1928~1987), 하인두(1930~1989), 이남규(1931~1993) 등 작고 작가 7명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참여 작가들은 한국 추상회화 선구자 김환기, 유영국, 남관의 뒤를 잇는 추상 작가 중 단색화 작가군과 다른 경향을 가진 이들이다.

한국현대판화가협회 회장 등을 역임한 이상욱은 1960년대부터 두 가지 유형의 추상 회화를 발표했다. 커다란 원 또는 사각형이 등장하는 단순화한 기하학적 추상, 일정한 길이로 토막 난 굵은 붓 자국으로 구성한 추상이다.

류경채는 1949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폐림지 근방’으로 대통령상을 받았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이화여대·서울대 교수 등을 지냈다. ‘서정주의 추상화가’로 꼽히는 그는 1980년대 이후에는 기하학적 추상 세계로 나아갔다.

이봉상은 13세였던 1929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해 주목받았다. 홍익대 교수를 지냈고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말년에는 식물 열매의 절단면이나 세포를 연상케 하는 원초적인 이미지를 그렸다. 호남 추상미술 개척자로 불리는 강용운은 일본 제국미술학교 유학 시절부터 야수파적 표현주의의 반추상 작품을 발표했다. 1970년대 이후에는 전통 수묵화처럼 묽은 물감으로 자연의 정감을 화면에 녹여냈다.

천병근은 일본 유학 시기 배운 초현실주의 조형 양식을 실천했다. 대담한 붓 터치만으로 조형성을 획득하는 추상으로 서체적 초현실주의를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인두는 한국 전통미술과 불교적 세계관을 추상회화로 구현했다. 그는 불화, 단청, 민화, 무속화 등에서 영감을 얻어 한국 문화의 원형을 탐구했다.

이남규는 대전 대흥동성당 등의 성모상과 유리화를 제작한 종교화가다.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생명, 자연, 우주의 근원적 질서를 추상적 화면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이들을 다시 불러내 조명하는 것으로도 의의가 있다. 한편으로는 국제무대에 내놓을 또 다른 한국미술 작가와 작품군을 찾는 시도이기도 하다.

전시를 기획한 김복기 경기대 교수는 “단색화 외에 세계에 내놓을 한국미술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우리 추상회화에 흐르는 근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다음 달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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