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눈꽃 추경’에 국가채무 1100조원 육박…국민 1인당 빚 2000만원 꼴

‘눈꽃 추경’에 국가채무 1100조원 육박…국민 1인당 빚 2000만원 꼴

기사승인 2022. 01. 21. 17:2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추경 14조원 중 11조3000억원 적자국채로 조달
여야 "추경 규모, 30조+a로 증액해야" 한목소리
이재명, 추경 논의차 대선후보간 긴급회동 제안
GYH2022012100030004400_P4
국가채무 추이 /제공 = 연합
정부가 초유의 1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면서 올해 나라살림 적자가 70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추경 규모 14조원 가운데 재원 대부분인 11조원가량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탓이다. 정부는 오는 24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인데, 여야는 정부의 안보다 대폭 증액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다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21일 정부는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소상공인 지원과 방역 보강을 위한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문재인 정부 10번째 추경이자 올해 첫 추경이다.

정부가 1월에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는 것은 사실상 초유의 일이다. 1951년 1월 14일 추경안이 제출된 적이 있으나 당시는 한국전쟁 기간이었기 때문에 정부 운영 상황을 현재와 비교하긴 어렵다.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2월 9일 추경을 제출한 것이 가장 빠른 기록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초과세수 기반 방역 추경’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지난해 60조원에 육박하는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초과 세수는 4월 국가결산 이후에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또다시 ‘빚’을 내 추경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4월 이후 초과 세수 일부를 활용해 빚을 갚더라도 지금 추경을 하려면 일단 빚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추경 규모 14조원 가운데 11조3000억원(80.7%)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2조7000억원은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여유자금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연초부터 빚으로 추경을 편성하면서 각종 재정 지표는 더 악화할 전망이다. 607조7000억원 규모의 본예산에 14조원 추경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총지출은 621조7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지난해 본예산 총지출 대비 올해 총지출 증가율은 11.4%에 이른다. 총지출이 14조원 늘지만 총수입은 본예산의 553조6000억원 그대로여서 나라살림 적자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나라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이번 추경을 반영하면 68조1000억원까지 증가한다. 본예산에서는 54조1000억원이었다.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비율도 본예산의 2.5%에서 3.2%로 상승한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8조 2000억원, GDP 대비 적자비율은 5%가 된다. 본예산 때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94조 1000억원, GDP 대비 적자비율이 4.4%였다.

국가채무는 본예산 기준으로도 올해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해 1064조4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추경을 위한 적자국채 발행으로 1075조7000억원까지 늘어나게 됐다. 지난해 본예산 때의 956조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나랏빚이 119조7000억원 증가했다. 1인당 2083만원씩 나랏빚을 갚아야 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상 인구 5163만8809명으로 나눈 수치다.

국가채무 비율도 본예산의 50.0%에서 50.1%로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GDP 대비 비율은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이 기존 4.2%에서 4.6%로 변경된 것을 반영해 산출한 수치다.

적자국채 발행량은 올해 추경까지 반영해 총 87조5000억원까지 늘어난다. 이에 따라 국채시장이 혼란을 겪고 금리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추가적인 국채는 발행 시기를 최대한 연중 분산할 계획”이라며 “수급 상황이 나빠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대내외적 여건으로 변동성이 커지면 국고자금, 한국은행과의 정책 공조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여야는 14조원 추경 규모는 적다는 입장이어서 증액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이번 추경 규모로 25조∼30조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전 추경에서 배제됐던 특수고용노동자와 프리랜서 등 220만 자영업자를 지원 대상에 추가하자는 주장이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방역지원금을 최대 1000만원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포함해 35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기재부에 최근 전달했다. 손실보상률을 현재 80%에서 100%로 올리고 손실보상 하한액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증액하자고 했다.

이날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정부의 추경안 확정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제안한 35조 규모의 추경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대선 후보간 긴급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규모와 추경 내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추가 지원 소요, 더 들어올 초과세수의 수준, 608조원 상당의 올해 본예산, 적자국채 조달 상황, 추경에 따른 물가·국채시장 등 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며 “다만 추경 규모가 더 늘어나면서 유동성으로 작용한다면 물가에 대한 우려도 갖지 않을 수 없겠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안을 최대한 존중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