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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리스크’에 이사회 독립성 주목받는 SK

‘최신원 리스크’에 이사회 독립성 주목받는 SK

기사승인 2022. 01. 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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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2000억대 횡령·배임' 혐의
조대식 SK수펙스 의장도 연루 의혹
27일 1심 선고…입김 작용 여부 주목
"관리감독기구 마련해 허점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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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네트웍스 전 회장의 1심 선고 결과를 앞두고 SK가 속도를 내온 이사회 중심 경영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최 전 회장이 계열사 관련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되면서다. SKC 이사회에서 회계자료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유상증자을 통해 부실 계열사 지원에 나섰다는 혐의다. 게다가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조대식 의장도 해당 사건으로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해당 시점은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각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한창 추진하던 시점이다. 최 전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 의장은 당시 SK㈜ 신분으로 SKC 이사회 의장을 맡기도 했다. 결과론적으론 유상증자를 통해 SK텔레시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오너일가의 입김이 작용하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례처럼 ‘허점’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관리감독기구 마련 등 자율성 보장에 대한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20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최 전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결과에 따라 SK그룹 각 계열사 이사회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인식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 전 회장의 입김이 SKC 이사회에 작용했는지를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검찰이 조 의장과 최 전 회장이 공모를 했다고 보고 있어서다. 그룹의 중요 현안을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수펙스추구협의회는 현재 전략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환경사업위원회, ICT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소셜밸류위원회 등 7개 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전략위원회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인 조대식 의장이 겸임하고 있으며 거버넌스위원장은 윤진원 사장, 환경사업위원장은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ICT위원장은 박정호 SK하이닉스·SK스퀘어 부회장,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장동현 SK㈜ 부회장, 인재육성위원장은 서진우 중국 담당 부회장, 소셜밸류위원장은 이형희 부회장이 각각 맡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경영진 감사와 견제를 위해 사외이사 역할을 강화하는 방침을 내세운 바 있다. CEO 평가와 보상, 핵심 경영활동 등을 이사회에 맡기는 등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실제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9년 지주회사인 SK㈜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오는 등 전문경영인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최근 최 전 회장 사례처럼 오너일가의 입김을 받거나 이사회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의 임원들이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는 사례들이 여전히 남아있기도 하다. 조 의장은 SK네트웍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장 부회장은 SKC 기타비상무이사로, 최규남 수펙스추구협의회 사장은 SK텔레콤 기타비상무이사로 각각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조 의장 측은 당시 SKC의 유상증자 결정은 도산 위기에 처한 SK텔레시스를 회생시켜 협력업체 연쇄도산 등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SK텔레시스는 유상증자 다음 해부터 3년 연속 흑자를 냈고, 지난해 6월 통신사업 부문을 789억에 매각했다. 이는 2015년 유상증자 금액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자회사인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SKC도 리스크를 해소하며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말 SKC의 주가는 3만3800원이었으나 지난 21일 15만5000원으로 359% 올랐다. 결과적으로 유상증자가 임직원 고용 유지, 협력업체 피해 방지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의장은 최후진술에서 “SKC의 구성원과 주주, 협력업체 등 우리 사회를 위해 최선의 결과를 만드려고 했던 노력들이 다르게 해석되는 현실이 가슴아프다”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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