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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아찔한 절벽사이로 한걸음...눈앞에 펼쳐진 산수화

[여행]아찔한 절벽사이로 한걸음...눈앞에 펼쳐진 산수화

기사승인 2022. 01. 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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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
여행/ 한탄강 주상절리길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의 드르니 쉼터. 웅장한 협곡에 눈이 내린 풍경이 가슴을 후련하게 만든다./ 김성환 기자
철원 글·사진 김성환 기자 =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는 머리를 식히며 한나절 보내기에 어울린다. 가슴 후련해질 만큼 풍광은 장쾌한데 걷기에 부담은 없다.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는 강원도 철원 군탄리 드르니마을(매표소)에서 갈말읍 순담계곡(매표소)까지 약 3.6km 이어진다. 잔도(棧道)는 험한 벼랑에 낸 좁은 길이다. 이 길 역시 아슬아슬하다. 지상에서 20~30m 높이의 한탄강 협곡 깎아지른 절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절벽에 지지대를 받친 후 덱을 깔았다. 폭은 1.5m로 두세 명이 간신히 교행할 수 있는데 강 건너편에서 보면 물길 쪽으로 툭 튀어나온 덱이 절벽을 힘겹게 부여잡고 있는 형국이다. 언뜻 봐도 공이 많이 들어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길지 않아도 저거 설치하는 데 꼬박 4년이 걸렸어요. 공사비도 300억원이나 들었다죠. 강 건너편이 경기도 포천 땅인데 이쪽에선 자재가 들어올 길이 없어 저쪽에서 협곡을 건너 이리로 줄을 연결해 공수했어요.” 동행한 김영애 한탄강지질공원 해설사의 설명이다.

여행/ 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 좁고 긴 덱이 깎아지른 바위 벼랑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김성환 기자
왜 이토록 ‘아슬아슬한’ 길을 냈을까. 주상절리 협곡을 가까이서 체험하기 위해서다. 절리는 외부의 힘에 의해 암석이나 지층에 간 금이다. 이 금이 수직으로 나 있는 것이 주상절리다. 오래전 북녘의 오리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한탄강을 메웠다가 깎여나가며 협곡을 만들었다. 한탄강은 이게 볼만하다. 한탄강의 독특한 지형과 경관 명소가 202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렸다. 한탄강 주상절리를 자세히 보면 서너 개의 층이 뚜렷이 보인다. 이건 용암이 서너 번 흘렀다는 의미란다. “약 1억년 전에 한탄강 지하의 화강암이 땅밖으로 드러났고 약 54만년 전부터 약 12만년 전 사이에 용암이 이곳을 덮었어요. 학계에선 한탄강에 10차례 이상 용암이 흘렀다고 보는 견해도 있죠.”

여행/ 한탄강 주상절리길
드르니 스카이전망대.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에는 풍경 좋은 곳마다 전망대와 쉼터가 마련돼 있다./ 김성환 기자
여행/ 한탄강 주상절리길
2개의 출렁다리로 연결된 드르니 스카이전망대/ 김성환 기자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에선 강 건너 주상절리가 잘 보인다. 절벽 중간에서 보는 협곡의 느낌은 아래에서 올려다보거나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딴판이다. 눈 높이의 차이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덱이 설치된 절벽에선 단층, 폭포, 바위동굴 등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이러니 실감이 제대로 난다. 흥미가 생기면 협곡의 웅장함도 새삼스러워진다.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는 지난해 11월 개장했다. 이 길을 걷겠다고 지금도 주말에는 7000~8000명씩 찾아온다. “다 걷고 난 사람들은 벌써부터 봄을 기다려요. 봄에는 주상절리에 분홍색 진달래꽃이 점점이 피거든요. 이게 예쁠 것 같다며 보고 싶어 해요.” 여름에 비온 후 주상절리를 타고 떨어지는 폭포도 아름답고 단풍이 절벽과 어우러지는 가을 풍경도 좋을 거란다. 주상절리가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무늬에 꽂힌 사람도 제법 있다. ‘암석이 만들어낸 꽃’이라며 칭송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는 여기가 자연이 그린 예술작품이 부려진 길이다.

여행/ 한탄강 주상절리길
화강암교는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의 출렁다리 가운데 가장 길다./ 김성환 기자
지질 전문가가 아니어도 구경은 어렵지 않다. 포인트마다 붙은 이름이 친절한 안내판이다.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에는 13개의 출렁다리(잔교)와 10여 개의 쉼터가 있다. 각각 지질과 풍경과 관련한 이름이 붙었다. ‘단층교’에선 갈라진 암석이나 지층을, ‘선돌교’에선 빠른 물살에 깎여 우뚝 서 있는 듯 보이는 화강암을 볼 수 있다. ‘돌개구멍교’에선 강 바닥 암반에 패인 구멍을 볼 수 있다. ‘화강암교’ ‘수평절리교’ ‘현무암교’ ‘돌단풍교’ ‘쌍자라바위교’가 다 이런 식이다. 한탄강CC의 2번홀과 인접한 ‘2번홀교’만 예외다. 쉼터도 그렇다. 예를 들어 ‘동주황벽 쉼터’는 볕을 받아 황토빛깔로 변한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동주는 철원의 옛 지명이다. 암석 사이로 솟는 샘이 있는 ‘샘소 쉼터’, 돌단풍이 아름다운 ‘돌단풍 쉼터’…. 협곡 비경이 한눈에 드러나는 곳에는 전망대가 있다. 드르니 스카이전망대, 순담 스카이전망대, 철원한탄강 스카이전망대 등 3개다. 이 가운데 철원한탄강 스카이전망대는 바닥이 강화유리로 된 반원형의 덱이 설치돼 있다. 출렁다리, 전망대, 쉼터가 수시로 나타니 지루할 틈도 없다.

여행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 눈 내린 풍경도 운치가 있다./ 김성환 기자
여행/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철원한타강 주상절리길 잔도 동주황벽 쉼터/ 김성환 기자
드르니마을에서 순담계곡까지 약 1시간 30분 걸린다. 왕복해도 3시간이면 넉넉하다. “드르니마을은 왕이 들렀다가 간 마을이라는 뜻이에요. 태봉국을 세운 궁예가 고려 왕건에 쫓겨 피신할 때 이 마을에 들렀다가 갔답니다. 드르니마을이 있는 군탄리에는 왕정낭도 있어요. 궁예가 옷을 정강이까지 걷고 물을 건넜다고 해요.”

여행/ 물윗길
한탄강에 부교를 띄워 조성한 ‘물윗길’. 순담계곡에서 고석정까지 약 1.4km, 은하수교에서 태봉대교까지 약 1km에 걸쳐 부교가 설치됐다./ 김성환 기자
순환형 코스가 아니라 불편한 점은 있다. 편도로 걷겠다면 셔틀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출발점으로 돌아와야 한다. 주말에는 드르니마을과 순담계곡을 연결하는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평일에는 택시를 이용한다.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 입장료는 1만원이다. 5000원은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이걸로 택시요금도 결제할 수 있다. “계단이 1300개가 있는데 드르니마을에서 출발하면 계단을 내려가는 구간이 많아요. 그래서 노년층이나 아이와 함께 온 이들은 드르니마을에서 출발하죠. 단체를 태우고 온 관광버스도 드르니마을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순담계곡에서 기다려요.”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를 걷고 난 후 ‘물윗길’을 이어 걷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탄강 위에 부교를 설치해 강 위를 걸으며 협곡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한 길이다. 순담계곡 고석정까지 1.4km, 은하수교에서 태봉대교까지 1km에 걸쳐 부교가 설치돼 있다. 특히 순담계곡에서 고석정까지 구간이 풍경이 멋지다. 부교는 늦가을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운영된다. 물윗길 입장료도 1만원. 5000원은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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