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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만 예뻐하지 마라” “OK!”…당국·금융권 한날 한목소리

“빅테크만 예뻐하지 마라” “OK!”…당국·금융권 한날 한목소리

기사승인 2022. 01. 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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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빅테크-금융사 간 규제 차익 해소"
김광수 "금융사 제약하는 규제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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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금융플랫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금융감독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달라는 금융권의 요청에 금융당국이 ‘넓고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그간 금융권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출이 거세지면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해 왔다. 빅테크가 각종 금융 규제에서 자유를 누리는 반면 은행 등 금융권은 손발이 묶여 있다는 불만이다. 특히 양대 진영의 격돌 영역인 디지털·플랫폼 부문에서 이 같은 역차별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고충이다.

◇금융권 ‘역차별’ 푸념에…당국 ‘달래기’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플랫폼 간담회를 개최하고 “빅테크 기업과 금융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넓고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앞서 금융사는 기존 금융시장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가 진출하면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해 왔다. 급격한 디지털 전환에 전통 금융사가 더 이상 시장 우위는커녕 밀리는 입장에 있다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은 전자상거래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융시장 내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이다. 실제로 네이버의 금융업 매출 비중은 2019년 9.3%에서 지난해 6월 14%로 늘었고, 카카오는 4.6%에서 8.6%로 증가했다.

추후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와 빅테크 간 규제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영업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정 원장은 “동일기능, 동일규제 대원칙 하에 금융플랫폼에 대한 감독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전통 금융사의 부수업무 확대를 검토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 서비스 테스트 지원 등 신사업 진출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금융사 계열사 간 정보 공유와 핀테크 기업 투자 제한도 개선한다.

정 원장은 “다양한 의견을 감독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면서 “IT 기업과 기존 금융회사가 다 같이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를 만들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확대 균형’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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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이 26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제공=은행연합회
◇김광수 회장 “규제 개선 절실”
같은 날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은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국의 규제 완화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피력했다. 김 회장은 “은행업계는 데이터 플랫폼 경쟁력 강화해 금융·비금융 서비스 융합으로 금융의 ‘넷플릭스’가 되고자 노력 중”이라며 “이를 위해 금융의 생활서비스 진출이나 데이터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현행 규제 체계상 은행은 빅테크에 비해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하기 불리하다”며 “빅테크는 전자금융법·인터넷은행법을 통해 금융업에 진출했지만, 은행의 비금융 진출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은행이 자산관리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규제 완화를 지속 건의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은행의 겸영 업무와 관련해 신탁·일임과 관련한 자산관리의 폭을 확대해 가상자산업도 겸영 업무에 포함시키는 등을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은행의 핀테크·생활서비스 투자가 가능하도록 비금융 회사에 대한 15% 출자 제한도 완화해야 한다”며 “은행들이 금융·비금융을 융합한 혁신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업은 기본적으로 규제 산업으로, 현재 은행들은 다른 산업에 진출하기까지 장벽이 높다”면서 “오늘 당국의 규제 개선 의지 피력은 추후 은행들이 다양한 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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