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HPC 설비공사 대금 미지급…서산지역 소상공인 ‘파산 위기’

기사승인 2022. 01. 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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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지역 소상공인회, 설 앞두고 수백억원 해결 기미 없자 결국 '집회 시위'
하도급공사 참여 PD 협의체, 수천억원 미정산 관련 각 대선 캠프에 탄원 예정
현대오일뱅크, HPC 설비공사 대금 미지급...서산지역 소상공인
플랜트 노조원들이 25일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 앞에서 미지급 대금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제공=플랜트 노조
현대오일뱅크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설비 공사에 참여한 협력사들과 충남 서산 대산지역 소상공인들이 발주업체의 갑질로 인해 파산 위기에 내몰리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수천억원대 하도급 미지급 건을 해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협력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측으로부터 하도급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들이 플랜트 노조원과 소상공인들에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면서 연쇄 도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협력사들은 그간 수차례에 걸쳐 현대오일뱅크에 체불금 해결을 촉구했으나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무관심으로 인해 해결 기미가 없자 플랜트 노조를 중심으로 집회를 시작한 상태다.

한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HPC 공사는 이미 지난해 8월 마쳤고 현재 시운전 중으로 다음 달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다”며 “결국 하도급사 돈으로 대기업 공장을 공짜로 지은 격”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각각 6대4의 지분을 갖고 현대케미칼을 출범, 대산에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설비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설치했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DL이앤씨를 통해 협력사들에게 하도급을 줘 공사를 진행해 준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또 다른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최종 책임자임에도 원계약자인 현대건설이나 롯데, DL의 뒤에 숨어 뒷짐을 지고 있다”며 “하도급사의 애로사항을 알고 있는 원계약자가 현대중공업에 어려움을 전달했으나 현대오일뱅크 K부회장이 ’원계약자 해결‘ 원칙을 주장하는 등 책임을 회피해 향후 부회장 집 앞에서도 항의성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산공단 소상공인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만 157억원 수준의 미불금이 남아 있는 상태여서 설이라도 쇨 수 있게 조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10여 개 하도급사 PD협의체의 미정산금이 대략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만일 명절 전에 해결이 안 될 경우 여야 대선 캠프에도 탄원서 제출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문제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협력사 대금지급 주체는 시행사인 현대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등”이라며 “EPC 계약방식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삼성과 LG는 설 명절을 앞두고 중소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 내수경기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각각 1조원 이상 규모의 협력사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한다는 계획을 25일 내놔 현대오일뱅크 측의 행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 등 11개 삼성 계열사는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물품대금을 최대 보름 이상 일찍 지급하고 LG도 1조30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예정 지급일보다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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