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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터러작전용 로봇 개발사업 낮은 요구능력 탓에 50억 연구개발비 날릴 판”(종합)

[단독] “대터러작전용 로봇 개발사업 낮은 요구능력 탓에 50억 연구개발비 날릴 판”(종합)

기사승인 2022. 06. 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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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연구개발 사업 추진...상용 로봇보다 낮은 요구능력에 구설
방사청 "대테러 작전 특화...상용 로봇, 모든 요구성능 충족 못해"
분주히 이동하는 경비 로봇
지난 12일 오후 시범개방된 서울 용산공원에서 경비로봇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연합뉴스
군(軍)이 첨단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인 ‘신속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중인 로봇 개발사업이 잘못 설정된 ‘요구능력’으로 50억 원에 가까운 연구개발 예산을 낭비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22일 로봇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제안서 접수가 마감된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 신속연구개발사업’의 주요 요구능력이 이미 상용화된 로봇의 성능에 비해 떨어지게 설정됐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 부설 방위산업기술지원센터가 설정한 주요 요구능력은 중량 49.5㎏ 이하, 최대속도 4㎞/h 이상, 운용시간 90분 이상, 수직장애물극복능력 높이 20㎝ 이상 계단 극복, 방진방수 IP54, 운용 온도 -20~43℃, 통신방식 RF통신·한국형 암호모듈검증(KCMVP) 인증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상용화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외곽경비 등에 투입된 A사의 경비 로봇의 경우 중량 45㎏, 최대속도 10.8㎞/h, 운용시간 최대속도로 3시간 지속, 수직장애물극복능력 30㎝, 방진방수 IP67, 운용온도 -40~55℃, 통신방식 Wi-Fi·4G/LTE·위성통신(SATCOM) 등 거의 모든 요구능력을 넘어서고 있다. 또 B사가 이미 상용화한 로봇 역시 공개된 성능이 방위사업청이 제시한 요구능력을 충족하고 있다. 이미 상용화된 로봇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로봇을 30개월에 걸쳐 연구개발하도록 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사업주체인 방위사업청과 방산기술지원센터가 제대로 된 시장조사 없이 사업 공고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속연구개발사업으로 개발된 제품의 경우 실제 구매시점에 상용화된 제품과 비교해 구매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다. 따라서 연구개발 종료시점인 2025년에는 상용로봇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로봇을 구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도입 여부가 불투명한 로봇 연구개발에 50억 원 가량의 국방비를 들여야 하는지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위사업청의 요구규격에 비해 최신 로봇은 이미 그 성능을 모두 초과한 상황”이라며 “특히 대테러 작전에 사용될 로봇은 속도, 운용시간, 방진방수 등이 매우 중요하지만 방위사업청의 주요 요구규격은 이를 너무 낮게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진방수의 경우 IP54 수준은 비만 내려도 제대로 운용이 되지 않는 규격이고, 통신방식 역시 RF통신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미국·호주군 등이 이미 실전배치해 사용하고 있는 대테러 로봇의 성능만 조사했어도 이 같은 요구능력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따라서 이번 사업은 주요 요구능력을 재검토해서 재추진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상용 다족보행로봇 확보를 위해 구매방식인 신속시범 획득사업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입찰 참여업체가 없어 구매를 못했다”며 “이에 따라 30개월간 48억 5000만원을 투자해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 로봇을 연구개발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방위사업청은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의 요구능력은 대테러 작전에 특화된 성능으로 설정했다”며 “9㎜급 권총 원격사격통제체계, 비살상 무기, 로봇팔 등 특수기능이 적용된 탈부착 장비를 포함해 연구개발을 수행할 예정으로 이미 상용화된 로봇이 모든 요구능력을 충족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경비에 투입된 다족로봇은 미국 회사에서 개발한 제품이지만 이번에 방위사업청에서 추진 중인 대테러 작전용 다족보행로봇 개발 사업은 기존 개발된 국내 상용기술을 바탕으로 총기, 섬광폭음탄, 로봇팔 등 군용장비를 추가 탑재하는 최초의 사업"이라며 "이 사업을 바탕으로 기존 개발된 기술수준을 유지하며 순수 국산기술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장비를 개발해 기술성숙도를 완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방위사업청과 방산기술지원센터는 국방용 로봇의 국산화 및 해외 로봇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이게 국내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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