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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 없앤다’…日 정부, 오사카에 남성 전용 성폭력 피해 상담소 설치

‘역차별 없앤다’…日 정부, 오사카에 남성 전용 성폭력 피해 상담소 설치

기사승인 2022. 06. 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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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자국에서 처음으로 오사카에 남성 성폭력 피해 상담소를 설치했다. /이미지 출처=오사카 남성성범죄피해 상담센터 공식 사이트
일본 오사카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남성을 돕기 위한 전용 상담소가 처음으로 설치돼 운영이 들어갔다. 그동안 여성에게만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던 성폭력에 대한 선입견과 역차별을 없애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6일 오사카에 남성 전용 성폭력 피해 상담센터가 설치돼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신문은 피해상담센터를 운영하는 NPO(민간비영리단체) 법인 자체는 이미 지난 5월에 설립됐지만, 센터 운영을 위한 여러 준비에 시간이 걸려 본격적인 가동은 이달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간 일본에서는 남성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구제책과 지원체제 마련의 필요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일본 정부가 지난 1월 16세~24세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을 포함한 전체 성폭력 피해자 6224명 중 남성은 20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성관계를 통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이 39명이었고, ‘신체 접촉을 통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답변한 남성은 95명이었다.

또한 NHK가 홈페이지를 통해 남성의 성폭력 피해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은 결과 292명에게서 793건의 응답이 모여, 실제 규모는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응답수가 적기 때문에 실태를 모두 반영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남성 피해자 중에는 이러한 고민이 있어도 말 못하는 사람이 많아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극히 일부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설치된 상담센터는 연령에 제한 없이 성폭력 피해를 입은 남성이라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 상담전용전화로 연락하면 센터에 상주하고 있는 남성 상담원이 상담에 응해준다. 피해자가 희망할 경우 여성 상담원으로 바꿀 수 있으며, 경찰과 병원 등 관계기관과 변호사를 소개해주는 중장기적인 지원도 실시할 예정이다.

기무라 히로코 센터장은 “지금까지 일본에는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일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남성 피해자를 위한 상담 창구는 거의 없었다”며 “최근 발표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여성과 미성년자 이상으로 남성의 성폭력 피해는 곳곳에 잠재돼 있다”고 센터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기무라 센터장은 “전용 전화가 설치된 이후 (남성 피해자로부터) 꾸준한 상담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남성이라는데 부담감을 느낄 필요 없이 안심하고 상담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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