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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권 반환 25주년…시진핑 방문에도 분위기 착잡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시진핑 방문에도 분위기 착잡

기사승인 2022. 06. 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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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열풍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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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 반환 25주년을 경축하는 분위기가 넘쳐나는 홍콩의 한 해변가. 1일 대대적인 기념 행사들이 거행될 예정으로 있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지 7월 1일로 25주년을 맞는다. 외견적으로만 보면 중국과 홍콩의 분위기는 좋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주권 반환일 하루 전인 30일 이틀 일정으로 홍콩 방문에 나선 것을 볼 때 상황은 크게 나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얘기는 상당히 많이 달라진다. 25년이 지나는 동안 과거 대단했던 홍콩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해도 좋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무엇보다 지난 1997년 중국이 50년 동안 부여하겠다고 영국에 약속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와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은 홍콩 사람이 통치함)’ 원칙이 이제는 많이 훼손된 느낌이 없지 않다. 반면 외교 및 국방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와 경제 모든 분야에서 ‘홍콩의 중국화’는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주권 반환 이후에도 상당 기간 유지됐던 아시아 금융 허브의 지위 역시 흔들리고 있다. 금융 분야의 인재들이 속속 ‘홍콩 엑소더스’에 나서는 현실만 봐도 상황은 잘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홍콩의 한국인 언론인 N 모 씨는 “홍콩은 금융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했지만 이제 모든 것이 끝난 것 같다. 내 주변만 봐도 금융 분야에서 활약하던 인재들 중 대부분은 해외로 떠났다”면서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전했다.

일반인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민 행렬에 적극 동참하는 행보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로만 보면 올 하반기에도 최소 8만명 전후의 시민들이 홍콩을 떠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전체로는 12만명을 가볍게 넘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당연히 싱가포르와 대만에 비견되던 경제력 역시 추락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년 내에 인접한 중국 광둥(廣東)성의 선전에 질적인 경제력이 완전히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중국과 홍콩 정부는 환호작약하고 있다. 25주년 기념 행사들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가 보란 듯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괜히 시 주석이 이틀 동안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평범한 홍콩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분위기가 착잡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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