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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장남은 유통, 차남은 신소재…BGF그룹, 2세경영 가속도

[마켓파워] 장남은 유통, 차남은 신소재…BGF그룹, 2세경영 가속도

기사승인 2022. 07. 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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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바이오, 코프라 자회사로 편입…홍정혁 부사장, 코프라 지분 2.71%
장남 홍정국 사장 BGF 지분 10.29% 2대 주주…경영전반 '진두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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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그룹 승계구도 윤곽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리테일(유통)과 소재를 두 축으로 삼고 장남 홍정국 사장이 그룹의 주요 매출원인 유통을, 차남 홍정혁 부사장이 미래 성장동력인 소재 부문을 맡기는 구조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비해 약했던 소재부문은 지난해 코프라(KOPLA) 인수와 지난 4일 BGF에코바이오를 코프라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그룹의 주요 사업축으로 키우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차남 홍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19년 BGF에코바이오 설립 당시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16.7%(1만주)를 보유하고 있던 홍 부사장은 BGF에코바이오의 코프라 자회사 편입으로 코프라 지분 2.71%를 보유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장남 홍정국 사장이 부친인 홍석조 회장(53.34%)에 이어 지주사 BGF의 2대주주로 BGF리테일을 지배하고, 차남 홍정혁 부사장은 코프라의 지분을 늘리며 승계구도를 굳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일각에서는 BGF에코바이오의 영업손실 보전을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BGF그룹 입사 4년 만에 부사장에 오른 차남 홍정혁의 경영능력을 입증해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BGF 이사회는 BGF에코바이오 주식을 코프라에 현물출자하고 코프라가 유상증자한 신주를 취득하는 안건을 의결, BGF에코바이오를 코프라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BGF에코바이오의 지분 16.7%를 보유한 홍 부사장은 코프라 지분 2.71%를 새롭게 보유하게 되며 소재 부문 사업의 직접 지배력이 확대됐다.

지주사인 BGF가 각각 44.34%, 83.3%의 최대 지분으로 코프라, BGF에코바이오를 지배했던 구조가 BGF→코프라→BGF에코바이오로 수직 계열화됐기 때문이다.

BGF는 향후 코프라와 BGF에코바이오의 합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BGF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BGF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소재 부문의 경영효율화와 사업 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진행됐다”면서 “앞으로 양사 간 R&D 조직과 시설 및 장비 등을 통합 활용함으로써 경영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생산 소재의 시너지를 창출해 향후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도록 내부 역량을 한 데 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지지부진했던 BGF그룹의 신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홍 부사장이 2018년부터 이끌던 BGF 신사업추진실 프로젝트를 별도법인으로 분사해 설립한 BGF에코바이오는 500억원을 들여 인천 청라에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 첨단 제품 개발 및 제조시설을 준공했지만 여전히 가동하지 못하며 PLA(생분해플라스틱 소재)포장재 등만 소규모로 제조·납품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영업손실만 커졌다. 지난해 영업손실 41억원으로 전년 대비 70.8%가 불었다.

반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컴파운딩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코프라는 자동차, 전기전자, 건설 등 다양한 산업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며 매년 영업이익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영업이익 223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93.9% 증가했다.

홍 부사장은 코프라를 중심으로 경영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홍정국 사장은 그룹 경영 전반을 챙기며 그룹의 주요 축인 유통 키우기에 나설 전망이다. 홍석조 회장은 2017년 BGF 지주사 체제 전환 후 2019년 자신의 지분 9%를 장남 홍정국 사장에게 증여하며 일찌감치 후계구도를 끝냈다. 홍정국 사장의 주요 경력사항을 봐도 홍 회장의 의중이 보인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졸업 후 2010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에서 근무했던 홍 사장은 2013년 BGF리테일 경영혁신실장으로 입사해 전략기획 본부장, 경영전력부문장 등을 거쳐 2019년 BGF 대표이사에 올랐다. 2020년에는 BGF 사장으로 승진했다.

홍 사장은 출점제한과 치열한 경쟁상황에 몰리며 성장한계에 봉착한 편의점 사업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 경쟁사인 GS리테일이 GS홈쇼핑과의 합병으로 지난해 요기요 등을 인수하며 퀵커머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자칫 경쟁에서 밀리 수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홍석조 회장의 BGF 지분이 53.34%로 절대적인 만큼 확실한 경영능력을 보여 후계자 굳히기에 나서야 한다. 홍정국·정현 형제의 나이는 1982년생, 1983년생으로 1살차 밖에 나지 않는다. 변수는 있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소재부문은 차남에게 맡기고 그룹의 주요 사업은 장남에게 맡기려는 의도가 보인다”면서 “당장은 지분변동에 따른 승계작업보다는 두 형제의 경영성과에 따라 승계구도가 굳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코프라는 BGF에코바이오 자회사 편입 소식에 5일 종가가 전일 대비 10.02% 오른 6260원에 마감했다. 지주사인 BGF도 3.62% 오른 415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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