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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물적분할 주도하는 이랜드리테일, IPO 재도전 노리나

[마켓파워] 물적분할 주도하는 이랜드리테일, IPO 재도전 노리나

기사승인 2022. 07. 0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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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리테일, 홀푸드·패션 등 재편
독립성·전문역량 강화 노린다지만
'IPO 재도전' 염두에 둔 결정 지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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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이랜드)가 그룹의 알짜회사인 이랜드리테일을 3개의 전문회사로 물적분할한다. 이랜드 측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의 이유가 각 사업별 독립성 및 전문역량 강화, 온·오프라인 채널로의 사업 확장 가능성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이랜드리테일의 숙원사업인 IPO(기업공개) 재도전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랜드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이랜드리테일의 2020년 매출액은 1조7562억원을, 영업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매출액은 1조7249억원으로 소폭 하락한 반면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며 영업익은 76억원으로 개선됐다. 이랜드리테일은 하이퍼마켓(대형 할인점과 슈퍼마켓이 접목된 소매업체)사업 부문과 패션브랜드 사업 부문을 각각 물적 분할해 신설회사인 ‘(가칭)이랜드홀푸드’와 ‘(가칭)이랜드글로벌패션’으로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이랜드리테일은 분할존속회사로 남아 특정매입 사업 부문을 통해 입점 수수료 및 임대수익을 유지하면서 부동산 개발과 자회사 지분을 보유한 중간지주회사 역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7일 이랜드 관계자는 “IPO 관련 구체적 일정이나 계획은 잡혀있지 않지만 가능성은 언제든 열어두고 있다”며 “이번 물적분할로 각사의 사업 경쟁력이 강화되면 기업가치도 자연스레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패션, 홀푸드법인이 분리되면 외부투자를 받기에 훨씬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랜드글로벌패션의 IPO를 염두에 둔 분할인 셈이다.

이랜드리테일이 앞서 IPO 실패를 의식한 듯 PER(주가수익비율)가 높은 PB브랜드·패션사업을 이랜드글로벌패션에 포함시켜 사업구조를 새로 개편했기 때문이다. 그룹 알짜 회사로 꼽히는 이랜드리테일에 IPO는 오래전부터 해결해야 할 숙원이다. 앞서 이랜드리테일은 2017년 IPO에 도전했던 당시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의 PER를 기준으로 몸값이 책정된 탓에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철회한 바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백화점 같은 경우 수수료 베이스로 운영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시장가치가 낮게 책정됐다”며 “당시 이커머스 붐이 일어 오프라인 플랫폼이 평가 절하됐던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랜드는 이번 이랜드리테일의 물적분할을 필두로 빠르게 변하는 유통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이랜드그룹의 체제개편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이랜드는 100% 자회사로 이랜드리테일을 비롯해 이랜드 이노플, 리드온, 이랜드스포츠, 이래드투자일임, 이랜드인재원, 글로벌스포츠, 리드, 이앤씨월드 등을 두고 있으며 이랜드공덕에 90%, 이랜드건설 82.6%, 이랜드파크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물적분할은 이랜드 향후 40년을 위한 조직개편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랜드리테일은 윤성대 대표와 안영훈 대표를 공동대표로 발탁한 이후 빠르게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윤 대표는 올해 3월 이랜드리테일에 취임하자마자 첫 행보로 오아시스 지분 투자에 나섰으며 이랜드리테일을 물적분할을 주도했다.

물적분할에 대한 계획은 대표 취임당시부터 이미 구체화된 상태였다. 이랜드리테일은 3개 사업부문으로 단순화 하고 각 부문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외연 확장을 하겠다는 것이 이들 공동대표가 세운 목표다.

이랜드에 따르면 이랜드홀푸드는 ‘킴스클럽’과 ‘NC식품관’을 운영하면서 오아시스와의 협업을 통해 산지 신선식품 시장과 온라인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식사업 부문인 ‘이랜드이츠’의 운영 부문과의 협업으로 가정간편식 부문과 외식 식자재 소싱 부문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글로벌패션에서는 40여 개의 패션 브랜드와 NC픽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브랜드 직수입 사업을 운영한다. 그동안은 NC, 뉴코아, 2001아울렛 등 자사 채널 중심의 운영전략으로 외연 확장에 제한이 있었으나 이번 물적 분할을 계기로 독립성을 확보해 외부 온·오프라인 채널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소싱 역량을 극대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혼재돼 있던 사업 부문이 재편되고 전문성이 강화돼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면서 “분할될 신설회사는 경영의 투명성과 독립경영의 토대를 갖추게 될 뿐 아니라 재무건전성 확보와 의사 결정의 속도가 올라가고 투자 부문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 29일 물적 분할결정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했으며, 오는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한 달간의 채권자 이의절차 기간을 두고, 10월 초 분할 기일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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