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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탄현스님 “남양주 봉선사 템플스테이, 쉼·자연 있다”

[인터뷰] 탄현스님 “남양주 봉선사 템플스테이, 쉼·자연 있다”

기사승인 2022. 08. 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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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2시간 거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자랑
탄현스님 "일상에 지친 사람들 쉼 얻고 돌아가"
지도법사 탄현스님
봉선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탄현스님이 지난달 28일 경기도 남양주시 봉선사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봉선사 앞마당에는 분홍색, 하얀색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 관광객들을 맞았다./ 김현우 기자 cjswo2112@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광릉 국립수목원 옆에는 조선 7대 왕인 세조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창건된 봉선사가 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찾은 이 절은 하얗고 분홍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모습이 옛날 절이라기보다 아름다운 공원에 가까웠다. 특히 이곳은 서울 지하철 4호선 오남역에서 마을버스로 30여분 거리에 있다. 서울에서 지하철 이용할 경우 2시간 안팎으로 갈 수 있는 거리로, 쉽게 도심을 탈출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봉선사 템플스테이는 이런 사찰의 특징을 최대한 살린 프로그램이다.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탄현스님은 봉선사야말로 삶에 지친 도시인들을 보듬어줄 장소라고 단언했다. 다음은 스님과의 대화다.

-간단히 걸어오신 길을 설명해달라.

"출가를 봉선사에서 했다. 2011년 동국대 불교학과 입학 후 동국대 대학원 과정을 거쳐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학교와 선방을 오갔고 봉선사 소임은 어린이 법회를 담당하다가 현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를 맡고 있다."

-봉선사는 신자 아닌 사람도 나들이 삼아 오기 좋은 절 같다. 봉선사의 장점이라면.

"일단 서울 근교에 이만한 자연환경을 갖춘 절이 없다. 한국전쟁 때 전각이 거의 소실되고 산신각만 남았다. 이 때문에 역대 주지스님들의 불사를 통해 현대식에 아름다운 사찰로 꾸밀 수 있었다. 조경은 애초에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해 작정하고 아름답게 꾸몄다. 지금의 템플스테이 건물은 10년 전에 신축한 것이다. 이때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했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더위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곳은 입장료·주차료가 없다. 신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부담 없이 편히 쉬다 가라는 배려 차원의 조치다."

-최근 봉선사에 주한 외국인들이 템플스테이를 하고 갔다. 이들의 관심을 끈 건 무엇이었나.

"외국인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다는 건 한글에도 관심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찰 안내할 때 한글 현판이 있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 절과 관련된 한글 이야기를 해준다. 봉선사와 한글의 인연은 운허스님과 세조에 기원한다. 1936년 봉선사에 홍법강원(弘法講院)을 설립해 사찰 중창에 공이 큰 운허스님(동국역경원 초대원장)은 대장경 한글 번역사업에 평생을 바쳤던 분이다. 또한 봉선사가 있게 만든 조선 세조 임금은 최초로 불교서적을 한글로 번역한 인물이다. 수양대군 시절 돌아가신 친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붓다의 일생을 한글로 번역한 석보상절이 바로 그 책이다. 이후 아버지인 세종이 아들이 쓴 석보상절을 읽어본 후 찬가로 월인천강지곡을 지었다. 세조는 임금으로 즉위한 후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을 합쳐 월인석보를 편찬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조선 초라 많은 백성이 불교신자였던 만큼 한글을 빨리 민간에 보급하기 위한 편찬사업이었다고도 해석한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반응 중 인상적인 게 있다면.

"사람들이 특별한 프로그램을 원해서 템플스테이를 참가하는 건 아닌 거 같더라. 108배와 차담(茶談)이 프로그램의 제일 기본인데도 이걸 제일 좋아했다. 호기심에서 오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 집과 직장에서 시달렸던 것을 털어내려고 오는 것 같다. 이분들은 '쉼'을 위해 온 거다. 수목원 측이 한시 개방하는 광릉 숲의 길을 걷는 것도 반응이 매우 좋았다. 비공개 숲길을 간다는 것이 도시 사람들에게 각별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템플스테이를 지도하면서 앞으로 하고자 하는 게 있다면 뭔가.

"붓다가 처음 가르침을 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중생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서라고 말씀하셨다. 신자가 아닌 사람도 오는 곳이 템플스테이기 때문에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이익과 행복이 뭘까 늘 생각한다. 굳이 절이 아닌 휴양지도 많은데 절에 온다는 건 줄 수 있는 뭔가가 있다는 것이다. 성직자에 대한 믿음이랄까. 신부님 앞에 고해성사할 때 사람들이 마음의 경계심을 풀어놓고 속에 쌓인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삶의 힘을 얻는 것처럼 내 앞에서 사람들이 각자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속 이야기를 듣는데 그게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 같다. 결국 마음과 몸의 쉼을 제공하는 일이다."

봉선사 연꽃
봉선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탄현스님이 경기도 남양주시 봉선사 뒤에 수목원과 연결된 비공개 숲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 길은 템플스테이 참가자 일부만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김현우 기자 cjswo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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