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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봐주기?…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ICC 재가입 의사 없다”

두테르테 봐주기?…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ICC 재가입 의사 없다”

기사승인 2022. 08. 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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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제공=AFP·연합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전임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조사를 재개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합류하지 않겠다며 공개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2일 AFP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필리핀은 ICC에 회원국으로 재가입 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법무팀과의 최근 회의는 행정부가 ICC의 요청에 응답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우리(필리핀 정부)가 조사를 하고 있는데 왜 우리가 ICC의 조사를 받아야 하느냐"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가 ICC의 밑에 있지 않기 때문에 대응을 전혀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직 대통령을 향한 ICC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앞서 ICC는 지난 2018년 2월 당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필리핀 정부가 2016년 7월부터 마약 범죄를 소탕하겠다며 벌인 작전인 '마약과의 전쟁'으로 발생한 사망자는 6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무고한 민간인까지 희생됐고 정부가 초법적인 처형을 자행해왔다는 비판에 ICC가 조사에 착수했고, 필리핀은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해 2019년 3월 회원국에서 탈퇴했다.

하지만 ICC는 △회원국이었던 기간 범죄가 발생했고 △해당 국가의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거나 정부의 조사 의지가 없을 경우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CC 검사실도 지난해 9월 마약과의 범죄를 민간인에 대한 불법적이고 조직적인 공격과 유사한 반인륜 범죄로 규정하고 정식 조사를 승인 받았다. 필리핀 정부는 같은 해 11월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유예를 신청해 현재까지 조사가 연기됐지만, 지난 6월 카림 칸 ICC 검사장이 "필리핀 정부가 제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조사 재개를 요청한 상황이다.

ICC는 필리핀 정부에 조사 재개 여부와 관련해 오는 9월 8일까지 입장을 표명할 것을 통보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나온 마르코스 대통령의 발언에 필리핀 당국과 ICC의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권 단체인 인권·존엄성옹호운동(iDefend)은 성명을 통해 "마르코스 대통령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선 것은 놀랍지 않다"며 "하지만 이것이 심각한 인권침해의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의 추구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마르코스는 대선 유세 기간에도 ICC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조사에 반대 입장을 보이며 "협력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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