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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km대 느린공’으로도 ML 평정하는 KBO 역수출 외국인 투수들

‘140km대 느린공’으로도 ML 평정하는 KBO 역수출 외국인 투수들

기사승인 2022. 08. 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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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켈리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SK 와이번스 출신인 켈리는 올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에이스로 거듭 나며 7월 내셔널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AP 연합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한국프로야구로 왔던 선수들이 일취월장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매릴 켈리(3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브룩스 레일리(34·탬파베이 레이스)가 역수출 성공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켈리는 한국 무대로 오기 전 주목받지 못하던 마이너리그 투수였다. 그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멈추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시즌 동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이 기간 빼어난 활약 덕에 2019년 미국으로 돌아가 애리조나 소속으로 꿈에 그리던 빅리그 데뷔를 이뤘다.

캘리는 애리조나 부동의 선발투수로 4년 연속 입지를 다졌다. 올해에는 생애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데 21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2.86 등으로 팀 내 에이스가 됐다.

켈리는 6일(현지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서도 '7이닝 2실점 5탈삼진' 등의 호투를 펼쳤다. 특히 7월은 6경기에서 41.1이닝 동안 6자책점밖에 내주지 않으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1을 질주했다. 그 결과 7월 마지막 주 NL '이주의 투수상'을 받은 데 이어 7월 '이달의 투수상'까지 손에 넣었다.

켈리는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2.6마일(약 149km)로 빠른 편은 아니다. 그러나 컷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효과를 보고 있다. 간간이 던지는 슬라이더까지 던지는 구종만 최대 5개여서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여기에 특유의 날카로운 제구력이 더해지기 때문에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몸담았던 레일리의 올해 선전도 주목해볼 만하다. 그는 지난 두 시즌 강호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자유계약선수(FA)로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1000만달러에 계약했고 불펜의 좌완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레일리는 롯데에서 선발투수로 5년간 48승 53패 평균자책점 4.13 등으로 썩 빼어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더욱 좋아지며 올 시즌 39경기 1승 1패 15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2.62 등을 거두고 있다. 홀드 부문에서는 아메리칸리그(AL) 12위에 올라있다.

레일리는 좌타자가 공략하기 힘든 유형의 투수다. 이 점을 탬파베이가 높이 평가해 최대한 활용한 결과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140의 경이적인 기록이 나타나고 있다.

레일리의 강점 역시 여러 구종과 제구력이라는 점에서 켈리와 다르지 않았다. 레일리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0마일(약 146km)로 요즘 불펜투수로는 낙제점에 가깝다. 하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이 높고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같이 구사하며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여 피안타율을 0.207로 묶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리그를 거친 외국인 선수들은 투수 쪽에서 성공 확률이 높다. 한국의 정교한 야구를 맞아 구종을 다양하게 하고 제구력을 가다듬은 결과 메이저리그로 돌아가서도 성공하게 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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