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뜻 거스르는 정책 없다"…인사·정책 변화 예상 "중요한 정책, 국민 생각과 마음 세심히 살펴야"
기자들과 약식 인터뷰하는 윤석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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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약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8일 사퇴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쇄신의지가 강하게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박 장관 등 새정부 인사문제와 관련해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같이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초심'을 강조하며 "국민 뜻을 거스르는 정책은 없다"고도 말했다.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인사·정책 문제의 실책을 인정하고, 낮은 자세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난 발언으로 읽힌다. 이에 강경했던 그간의 국정운영 기조도 달라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하계 휴가로 인해 13일 만에 도어스테핑을 한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년여 전 정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며 "돌이켜보니 부족한 저를 국민들께서 불러내서 어떤 때에는 호된 비판으로 어떤 때에는 따뜻한 응원과 격려로, 이 자리까지 오르게 해준 국민들께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결국 제가 국민들께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며 "이런 생각을 휴가기간 중에 더욱 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서도 "많이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의 국정 지지율이 나오면서 새정부 국정운영에 차질이 예상되자 자세를 낮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율이 고착화된다면 계획했던 개혁과제들을 임기 중에 추진할 수 없다는 위기감과 절박함도 읽힌다. 그간 윤 대통령이 취임식과 국회 시정연설, 한미정상회담 등 중요한 정치적 일정마다 착용한 '하늘색 넥타이'를 휴가 복귀 이후 다시 맨 것도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새정부 내각 인사 중 논란이 된 박 장관 사퇴에 대해 윤 대통령은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박 장관 인선을 언론이 지적하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대응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5세 취학 문제' 등 정책 혼선도 지지율 추락의 원인으로 꼽힌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날 정책기조의 변화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국정 현안들을 점검하면서 국민의 뜻과 눈높이에 맞춘 국정운영 등 쇄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전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반발이 큰 취학연령 하향 정책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시정할 것을 논의한 것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요한 정책과 개혁과제의 출발은 국민의 생각과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책 추진과정에 있어 충분한 국민 의견수렴을 거치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주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며 민생 밀착형 정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에게 "여느 때보다 추석이 빠르고 고물가 등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맞는 명절인 만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비상한 시기인 만큼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과감한 추석 민생대책을 준비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