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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동원령’에 자국 탈출 러시…항공·육로 모두 막혀

러시아 ‘동원령’에 자국 탈출 러시…항공·육로 모두 막혀

기사승인 2022. 09. 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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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매진, 러시아 당국 출국 금지까지
유일한 탈출로 핀란드行도 인파로 이동불가
예비군 동원령 항의 시위 진압하는 .. (AP)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서 경찰이 예비군 부분 동원령에 항의하는 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AP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자 러시아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동원령 발표 이후 국외 탈출하려는 사람들로 항공편이 끊겼다. 모스크바에서 무비자로 갈 수 있는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아르메니아 예레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아제르바이잔 바쿠 등의 직항편이 매진됐다. 모스크바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편도 항공편 가격은 8만 루블(약 184만원)에서 17만3000루블(약 398만원)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외신들은 러시아 철도 및 항공사들이 18~65세 자국 남성에게 비행기표 판매를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국외로 나가기 위해서는 국방부가 발급한 특별 허가증이 있어야 한다. 허가증이 없으면 국외로 나가기 위한 티켓을 구매하지 못한다.

차량으로 탈출도 어렵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5개 유럽연합(EU)국가 중 4개 국가가 지난 19일부터 러시아 관광객의 입국을 불허했다. 유일한 탈출길은 핀란드인데, 이곳으로 탈출하려는 인파가 몰려 도로가 꽉 막혔다. 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핀란드로 향하는 러시아 국경에 차들이 즐비하다. 앞뒤로 차가 빽빽해 도로를 모두 메웠다. 탈출자들은 차량에서 내려 주위를 살피지만 움직일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Russia Ukraine <YONHAP NO-3114> (AP)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동원령에 반대하며 나선 시위대를 경찰이 연행하고 있다. /AP연합
러시아 내부에선 동원령 반대 시위가 잇따라 벌어지며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는 이날 '부분적 군 동원령'이 발동된 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해 38개 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져 하루 동안 15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검찰청은 시위를 조직하거나 참여하는 경우 최대 15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수많은 사람은 거리에 나와 '전쟁 반대'를 외쳤다. OVD-인포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반전 시위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권과 영토 보호를 위해 예비군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린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러시아에서 동원령이 내려진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통합성이 위협받으면 우리는 분명히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이는 엄포가 아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러시아 통제 아래 있는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하는 걸 용납함으로써 서방이 '핵 재앙'(nuclear catastrophe)을 무릅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군 동원령은 7개월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근 불리해졌다고 깨달은 푸틴 대통령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자국민 징집을 시도하는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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