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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의 성인’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와 오푸스데이

‘일상생활의 성인’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와 오푸스데이

기사승인 2022. 10. 0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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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이냐시오 이후 스페인교회가 배출한 명사
평신도에 시선 돌려...일상 속에서 성화 추구
가톨릭 문턱 낮추면서 교황 교도권 강조 특징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성인(1902~1975)./출처=오푸스데이 홈페이지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1902~1975) 성인은 예수회 설립자 로욜라의 이냐시오(1491-1556) 성인 이후 스페인 가톨릭교회가 배출한 최고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불과 20세기 인물로 짧은 기간 성인의 반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그가 설립한 '성 십자가와 오푸스데이 성직자치단'는 바티칸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력한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3일 오푸스데이에 따르면 성직자치단은 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회법상 성립이 가능진 특별교구로 지역 중심이 아닌 사람으로 구성된 군종교구와 유사하다. 성직자치단으로 뚜렷한 활동을 하는 대규모 조직은 현재 오푸스데이가 유일하다. 오푸스데이는 전 세계에 약 9만4000명의 회원이 있는데, 평신도가 9만1000여 명이고 2000여 명의 사제가 있다.

오푸스데이가 수도회가 아닌 특별교구가 된 것은 설립자인 호세마리아 성인의 설립 의도 때문이다. 1928년 10월 2일 호세미라아 신부는 성당 종소리를 듣게 되는데, 그때 그는 오푸스데이(라틴어로 '하느님의 사업')에 대한 환시를 체험한다. 이때 그가 본 것은 민족, 연령 구분 없이 모든 사람이 세상 한복판에서 일상적인 일로 거룩해지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호세마리아 신부는 평신도를 오푸스데이의 중심에 뒀다. 또한 무신론자나 타 종교인도 협력자로 오푸스데이를 지원할 수 있게 했다.

호세마리아 신부는 가난한 스페인 가정에서 태어난 평범한 신부로, 좌우갈등의 스페인 내전과 프랑코 독재정권, 교회의 권위를 내려놓은 2차 바티칸공의회 등의 혼란을 압축해서 겪은 사람이다. 이 때문에 그가 가톨릭 신앙 수호에 적극적이었던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푸스데이가 이성 부부로 이뤄진 가정을 강조하고 출산을 권장하는 건 카톨릭교회 자체의 보수성이 반영된 결과다. 특별히 그가 보수성향의 바티칸 정치조직을 의도했다고 보는 건 무리한 해석이다.

또한 영화 '다빈치코드'는 오푸스데이를 고행하는 비밀결사로 그렸지만, 호세마리아 신부가 강조한 건 '일과 가정 속에서 성화'지 육체적 고행이 아니었다. 그가 남긴 강론을 보면 감각적 유혹보다 '참된 것'인 신앙에 집중하길 권하는 보편적인 내용이 가르침의 주를 이룬다. 한국 오푸스데이의 반유성 안드레아 신부는 "우리가 권하는 건 음식에 대한 절제,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보다 일상의 규칙을 지키는 것이 더 힘든 고행이란 사실을 잊곤 한다"며 오푸스데이에 대한 음모론을 비판했다.

호세마리아 신부는 오히려 낮은 자세로 평신도에게 가톨릭교회의 문턱을 낮춘 사람에 가깝다. 동시에 그는 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인 '보편적 성화 소명'에 힘쓰면서 교황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강조한 인물이었다. 이는 그의 활동이 해방신학자들과 다른 면이었고 그가 설립한 오푸스데이에 교황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이유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2002년 호세마리아 신부의 시성식에서 "성 호세마리아는 일상생활 안에서, 특별히 직업 활동을 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하느님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성인"이라고 그를 정의했다. 오푸스데이가 호세마리아 성인에 대한 가장 적절한 평가로 이 말을 꼽는 것도 '일상 속의 성화'가 오푸스데이의 핵심 가치이자 성인이 평생 추구한 바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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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에게 오푸스데이의 정신과 교리를 설명하는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성인의 생전 모습./출처=오푸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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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왼쪽)와 2대 오푸스데이 단장 복자 알바로 델 포르티요 신부./출처=오푸스데이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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