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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상승한 한국의 국력

[이효성 칼럼] 상승한 한국의 국력

기사승인 2022. 11. 2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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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아시아투데이 주필
미국의 시사 잡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는 해마다 시월에 그해의 '가장 좋은 나라들(Best Countries)'을 여러 범주로 나누어 발표한다. 평가 범주들은 모험, 민첩성, 문화적 영향, 기업가 정신, 문화유산, 유동 인구, 사업 개방성, 국력, 삶의 질, 사회적 목적으로 모두 10가지다. 그리고 이들 범주는 각각 10여 개 내외의 세부 항목에 따라 평가된다. 이들을 모두 종합한 평가에서 2022년 한국은 세계 20위로 전년보다 5단계 낮아졌으나 '국력' 부문에서는 6위를 기록해 전년보다 2단계 높아졌다. 종합 평가에서 5단계나 낮아진 것에 대해 우리는 크게 반성하고 분발해야 한다.

그래도 좀 위안이 되는 것은 국력 범주에서의 상승이다. 국력 범주만의 상위 10개국의 순서와 점수는 다음과 같다. 미국(100), 중국(96.3), 러시아(92.7), 독일(81.6), 영국(79.5), 한국(64.7), 프랑스(63.3), 일본(63.2), UAE(53.8), 이스라엘(53.8). 여기서 한국은 전년에 한국을 앞섰던 프랑스와 일본을 제치고 6번째가 되었다. 이는 국력에서 한국이 세계에서 6등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국력을 평가하는 세부 항목과 점수는 지도자(22.5), 정치적 영향력(48.6), 강한 국제적 연맹들(66.4), 경제적 영향력(79.8), 수출량(84.0), 강한 군사력(79.1)이다. 이들 세부 항목에서 지도자, 정치적 영향력, 강한 국제적 연맹들의 정치와 외교의 부문에서는 점수가 매우 낮음에도 나머지 경제와 군사 부문은 80점에 가깝거나 상회하는 점수여서 세계 6위를 차지한 것이다. 한국은 그만큼 경제력과 군사력에서는 강한 국가인 것이다. 앞으로 그에 상응하는 정치·외교의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국력을 완전무결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서열화는 절대적인 것도 또 실제의 국력을 정확히 반영한 것도 아니지만 참고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우리는 프랑스와 일본의 국력을 추월했다. 우리보다 순위가 앞선 나라들과는 점수 차가 크지만 앞으로 우리가 세계적인 안목으로 외교력을 더 발휘하고 유능한 지도자가 나와서 국제 정치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활약한다면 우리의 국력 순위가 더 상향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한국은 국력에서 세계 6위인 중요한 선진국의 하나인 것이다. 그리고 이 정도 순위의 국력을 가진 선진국이라면 주체적이고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우리보다 서열이 낮은 프랑스나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보다 서열이 훨씬 낮은 나라들도 매우 주체적이고 전략적으로 행동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도 과거 약했던 시절의 자세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강국이 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몸집은 커졌어도 마음은 여전히 어린애의 것을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의 일부 고위 관료나 정치가들은 미국에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 일본에도 제대로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국력이 모든 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제 우리 국력에 걸맞은 당당한 자세로 다른 강대국들을 대해도 될 만큼 스스로 강국이 되었다. 한국만큼 제조업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고루 발전한 나라도 없다. 무기 또한 총포, 장갑차, 전차, 각종 미사일과 어뢰, 각종 함선, 잠수함, 훈련기,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온갖 가성비 좋은 무기를 그나마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는 나라는 어쩌면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우리는 국력 부문만 아니라 전 부문에서 고루 발전하여 종합 평가에서의 순위를 끌어올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겸손해야 한다. 그러나 겸손해야 한다고 해서 강대국에 대해 의젓하지 못해야 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국제 관계에서 그 누구를 상대하든 우리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주체적이고 전략적인 태도로 버젓하게 처신해야 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을 대할 때도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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