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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혹독한 겨울나기 예상…“러시아, 추위를 대량살상무기로 이용”

우크라이나, 혹독한 겨울나기 예상…“러시아, 추위를 대량살상무기로 이용”

기사승인 2022. 11. 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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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공습에 기반 파괴, 1000만명 정전사태
미국 45억달러 추가지원, 공적서비스 충당
우크라군, 킨부른 반도 진격…크림 사정권
Russia Ukraine War
우크라이나 여성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헤르손시 공습으로 인한 아들의 부상 소식을 듣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최근 거듭된 군사적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곧 불어닥칠 혹한에 장시간 암흑기를 견뎌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폭격으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수백만의 시민들이 생존이 걸린 겨울나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구호를 위해 약 6조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화상 연설에서 "크렘린은 이번 겨울 추위를 대량살상무기(WMD)로 바꾸길 원한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파괴한 것을 맹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추위를 굴복의 도구로 바꾸는 걸 막기 위해 많은 것이 필요하다"며 발전기와 의료장비 등을 서방 측에 요청했다.

WHO는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약 1000만명이 정전을 겪고 있다며 수백만명의 시민이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한스 헨리 클루게 WHO 유럽지역 국장은 "이번 겨울은 생존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전력난으로 병원과 의료시설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인도주의적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민간 에너지 공급업체 야스노 측은 내년 3월까지 정전 사태가 계속될 수 있다며 따뜻한 옷과 담요 등 겨울을 나는 데 도움되는 것을 찾아보라고 권고까지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국 국민들에게 전력을 아껴 사용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전기와 난방, 물, 인터넷 등을 제공할 피난소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특수무적센터'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세워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우크라이나의 가을은 예년보다는 온화했으나 현재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이미 추위가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겨울에 접어들면 일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재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45억 달러(6조1000억원)를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향후 몇주 내에 전달될 예정"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의 재정 안전성 강화를 위해 이용될 것"이라고 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지원 자금은 병원 및 교사, 사회보장 요원, 공무원 등 임금 지급을 비롯해 공적 서비스 부문에 충당될 예정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제공한 재정 지원은 모두 130억 달러(약 17조6000억원)에 이른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을 탈환한 기세를 몰아 드니프로강 하구 킨부른반도를 확보하기 위해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미 킨부른반도 서부 지역을 대부분 점령했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다. 킨부른반도는 드니프로강과 흑해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곳을 뺏길 경우 러시아는 크림반도 사수에 대한 불안에 휩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크림반도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크림반도 남서부 세바스토폴시의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시장은 "우리 방공 부대가 드론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며 "이미 드론 2대가 격추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크림반도를 사정권에 둔 우크라이나군에 대응하기 위해 진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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