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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보고 절대 가지마세요” TSMC 美 직원들의 호소

“돈만 보고 절대 가지마세요” TSMC 美 직원들의 호소

기사승인 2022. 11. 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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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글래스도어 리뷰 살펴보니
10달만에 평점 깎이고 불만 가득
美 직원과 화합숙제 어떻게 풀까
삼성전자 오스틴공장은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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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북미 표지판/사진=TSMC 홈페이지 캡처
"급여가 다소 괜찮더라도 여기서 일하지 마세요. 그들은 미국인 직원들을 위한 계획이 없습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에서 근무 중인 미국인 엔지니어 A씨가 취업플랫폼 글래스도어에 남긴 후기다. 그는 애리조나 공장을 위해 대만에서 교육받은 첫 번째 엔지니어 그룹 소속이라고 밝히며 "TSMC 본사에는 영어로 된 반도체 장비와 기술에 대한 중요 자료가 없었고, 회사는 우리에게 구글번역기 등으로 자료들을 번역하라고 시켰다"며 "나와 미국인 동료들은 14개월 전에 본사에 도착했는데 아직도 번역 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적었다.

TSMC와 미국인 직원들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120억 달러(약 16조 800억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데, 현지 채용 직원들이 대만식 기업 문화에 불만을 표하고 있어서다. 12시간 이상 근무, 복잡한 승인 절차, 관리자마다 다르게 적용하는 사내 규칙, 숙소에서 생활까지 통제하는 점 등이 주요 갈등 원인으로 전해진다.

28일 글로벌 취업플랫폼 글래스도어를 살펴보면 재직자·퇴사자 1109명이 평가한 TSMC 점수는 3.6점이다.

TSMC 평점은 지난해 연말 4점대가 깨졌고, 올해 2월 3.9점을 기록했다. 이후 더 많은 직원들이 평가할수록 평점이 떨어지고 있다. 평점이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은 TSMC가 미국인 직원 채용에 본격 나서면서다. 올해 게재된 평점과 후기 대부분이 TSMC의 급여에 만족하지만 낡은 기업문화에 불만을 품고 있다.

TSMC는 애리조나, 텍사스 등에서 채용한 미국인 엔지니어들을 대만 본사에서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만 본사의 기업 문화와 미국인 직원들의 충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A씨는 "TSMC는 미국인 엔지니어들이 대만 팹에서 함께 근무하길 바라지만 언어적 장벽으로 불가능하다"며 "회사는 전문 번역가를 고용해 중국어 서류들을 모든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활 지원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A씨는 "회사는 12~13시간 이상 근무해야 교통비를 지급했고 미국에서 보여줬던 숙소와 다른 집이 우릴 기다렸다"며 "이곳은 무질서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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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게티이미지뱅크
TSMC에 기술, 장비 등에 대한 영어 서류가 부족한(?) 황당한 일이 벌어진 이유는 중화권 외 지역에 처음으로 진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TSMC는 1987년 설립 후 대만 내에만 공장을 운영하다 중국 난징·상하이에 제조시설을 세웠다. 일본과 미국에 반도체 연구소가 있긴 하지만, 애리조나 공장이 첫 미국 생산기지인 셈이다. 1년 이상 근무한 피닉스 공장 엔지니어 F씨는 "상대적으로 보수가 좋은 일이지만 그게 전부"라며 "대부분의 미국 훈련생들은 중국어로 훈련하는 것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했다.

대만 직원과 미국 직원 간 차별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TSMC에서 3년 이상 근무한 B씨는 "대만인이 아니면 2등 시민"이라며 "팹 노동자들은 존중받지 못한다"고 적었다. 1년 이상 근무한 피닉스 공장의 기술관리자 C씨는 "관리자들은 자신이 대만 최고의 기업에서 훈련받았다는 자부심이 넘친다"며 "미국에는 TSMC만큼 훌륭하고 큰 수익을 내는 수많은 기업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남겼다. 또 다른 직원 D씨도 "TSMC는 미국에 거주할 수 있는 직장이 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남기기도 했다.

미국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데다 인사팀 직원들의 행정적 실수까지 겹치면서 불만이 증폭된 점도 있다.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 외 지역에서 온 직원들의 비자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직원이 6개월만에 추방됐다는 후기도 눈에 띈다. 대만식 3시간 회의 문화와 수많은 결재 라인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한편 삼성전자 오스틴공장의 평점은 올해 2월(3.2점)보다 0.3%포인트 오른 3.5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오스틴공장 직원들 역시 건강보험, 높은 급여 등 안정적인 처우에 만족감을 표하면서 시설 투자에 아쉬움을 표했다.오스틴 공장에서 3년 째 근무 중인 G씨는 "테일러 팹 준비 때문에 오스틴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너무 많아져 종종 도난 사건이 벌어진다"며 "경영진이 실험실 기기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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