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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준 칼럼] ‘중국경제 경착륙’ 경고한 경제석학들, 거시·통상정책 점검해야

[황남준 칼럼] ‘중국경제 경착륙’ 경고한 경제석학들, 거시·통상정책 점검해야

기사승인 2023. 01. 1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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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준 대기자
아시아투데이 대기자
세계 경제학계의 메이저리그라 볼 수 있는 미국의 '2023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뉴올리언즈에서 열렸다. 전직 미 재무부 장관 등 경제부처 고위관료, 하버드대 등 유수대학의 경제석학, 다수의 주(州)연방준비위원회(Fed) 총재들, IMF 등 국제금융기구, 대형투자은행의 전·현직 이코노미스트 등이 발제자와 패널로 참석했다.

미국경제, 나아가 세계경제를 분석하고 큰 방향의 컨센서스 형성에 도움을 주는 미국경제 파워그룹의 토론장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는 세계경제의 흐름과 그 지배변수인 미국 및 중국 경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은 주목을 받았다.

먼저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경제가 구조적 변곡점을 맞았다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저금리시대의 종언'과 '고물가·고금리 추세의 장기화'가 새로운 경제 환경으로 형성됐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아직 논란 중인 미국경제의 현주소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견해차가 좁혀졌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미국경제의 깊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낮다는 데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큰 이견은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경기둔화' 또는 '낮은 수준의 경기침체'로 "미국경제가 긍정적인 흐름상에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런 흐름 때문에 섣부른 금리인하나 동결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023년 말까지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며 "2024년에도 꽤 오랜 기간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다음 이슈는 격동기에 있는 중국경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다. 한마디로 중국경제 낙관론은 자취를 감추고 비관론이 압도적이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통한 중국의 경제성장 모델은 종말에 다다랐다"며 "중국의 성장 둔화, 그 가운데 부동산 시장의 추락이 세계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3기 정부는 연 5% 이상 성장을 제시했지만 향후 20여 년간 평균 2.5% 성장으로 하향 전망하기도 했다.

때마침 세계은행은 10일(현지시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전망치 3.0%보다 1.3%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침체를 겪은 2009년과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세계은행은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매우 클 정도로 세계 성장이 둔화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 유로존, 중국 모두 취약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미국 성장률을 기존 전망보다 1.9%포인트 낮은 0.5%로 대폭 하향했다. 유로존의 경우도 1.9%포인트 낮췄다. 중국은 올해 4.3% 성장률을 내놨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과 외부 수요 약화를 반영한 것으로 지난해 6월보다는 0.9%포인트 낮은 수치다.

연초 분위기는 지난 연말보다 더욱 심각하고 엄중하다. 고금리 현상은 더 높고 길게 전망됐다. 중국경제 리스크도 더 크고 깊어지는 추세다. 1.6% 정부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여전히 높아만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지난해 4분기 경제가 음(-)의 성장률 가능성이 커졌다"며 지난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7%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고물가·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와 중국경제 경착륙 등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거시경제정책, 통상·수출전략을 속도감 있게, 촘촘하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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