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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대신 고양이”…고양이해 맞이한 베트남

“토끼 대신 고양이”…고양이해 맞이한 베트남

기사승인 2023. 01. 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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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은 토끼의 해…베트남은 "고양이의 해"
곳곳에 고양이 조형물…"행운과 만사형통의 해"
quang tri
2023 계묘년을 맞아 꽝찌성(省)에 설치된 고양이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베트남 시민들의 모습./사진=띠엔퐁 캡쳐
계묘년이 시작되는 2023년 음력 설을 전후로 베트남 전국엔 고양이 조형물이 들어섰다. 전국 각지에서 세운 고양이 조형물에 대한 뜨거운 반응과 함께 너도나도 지역별 고양이 조형물의 순위를 매기기도 했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나라에서는 이번 계묘년이 '토끼의 해'지만 베트남에서만 '고양이의 해'인 까닭이다.

하노이 시민 도안 번 아인(43)씨는 24일 아시아투데이에 "베트남에선 음력 새해가 가지는 의미가 무척 크다. 음력 설이 지나야 한 해가 진짜로 시작됐다 여기는 경향이 아직 크다"며 "음력 설이야 매년 중요하지만, 올해는 특히 고양이의 해라 지역마다 장식한 귀여운 고양이 조형물이 이슈가 됐다"고 말했다. 아인씨 자신도 올해는 가족들과 함께 귀여운 고양이 조형물이 있다고 소문난 4~5곳을 찾아다녔다.

베트남은 12간지 중에서 △토끼 대신 고양이 △소 대신 물소 △양 대신 염소를 쓴다. 12간지가 정확히 언제 베트남에 들어왔는지, 토끼 대신 고양이를 쓰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선 불분명하다. 대개 기원전 111년 중국 한(漢)나라의 침입으로 북속시대가 시작된 전후 중국의 역법과 12간지가 들어왔을 것으로 본다.

'고양이 띠'에 대해선 세 가지 추측이 존재한다. 첫번째는 언어학적 유사성이다. 토끼를 뜻하는 한자인 '묘(卯)'자와 고양이를 뜻하는 '묘(猫)'자의 중국어가 성조의 차이만 있을 뿐 발음이 '마오(mao)'로 비슷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토끼를 의미하는 '마오(mao)'가 고양이를 가리키는데 쓰이게 됐다거나, '마오'가 고양이를 의미하는 베트남어 '메오(meo)'와 유사하기 때문에 고양이띠가 됐다는 것이다. 외국인 학자들에 의해 제기된 이 설명은 한자에 능숙했던 베트남인들이 발음을 헷갈리거나 오역했을 리 없다는 점, 소 대신 물소를 의도적으로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터무니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두 번째는 농경·유목문화가 혼재했던 중국과 달리 토끼가 베트남 사람들에겐 친근한 동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고양이로 바꿨다는 설이다. 베트남에선 토끼가 흔한 동물이 아니었던데다 되려 야생토끼가 농작물을 해친다 여기기도 했다. 반면 '작은 호랑이(小虎)'로도 불리는 고양이는 민요와 속담에도 등장할 정도로 친근하고 농산물에 해를 끼치는 쥐를 잡아 먹어 도움이 된다 여겨져 집에서도 키우는 가까운 동물로 여겨졌다.

마지막은 12간지 내 균형을 맞추기 위해 토끼를 고양이로 대체했다는 설이다. 12간지에서 순서대로 두 동물씩 묶어 6쌍을 만들 경우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쥐·소, 호랑이·토끼(고양이), 용·뱀, 말·양, 원숭이·닭, 개·돼지로 묶인다. 이 경우 토끼 대신 고양이를 둠으로써 높은 권력(호랑이)과 낮은 권력(고양이)이라는 상징적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설치류인 토끼와 쥐가 서로 비슷하다고 여겨 12간지를 다양하게 구성하려 했다거나, 고양이가 있어야 개와 균형을 이룬다는 해석도 있다.

베트남에선 고양이의 해는 행운과 만사형통을 가져온다고 여긴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서기장은 신년사에서 "2023년 계묘년은 제13차 전당대회 결의안과 제5차 사회경제발전 계획 실현을 위한 3년차로 무척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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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계묘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 시내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 설치된 고양이 조형물의 모습./제공=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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