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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만 올리던 현대백화점…주총 앞두고 자사주 소각 카드

배당만 올리던 현대백화점…주총 앞두고 자사주 소각 카드

기사승인 2023. 02.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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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주주정책은 소폭 배당금 인상 수준
인적분할 앞두고 주주 설득 차원 해석
소액주주 비율 47.8%, 임시주총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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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친화 정책 차원으로 배당금 인상을 활용해 온 현대백화점이 이번에는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현대백화점으로서는 3월 회사 분할을 앞두고 주주들의 지지를 적극 이끌어 내기 위한 카드다. 현대백화점이 밝힌 내용은 인적 분할 후 일정 기간 동안 자사주를 소각할 것이며, 배당금 총액을 보장하겠다는 정책이다. 이를 위한 임시 주총이 오는 10일 예정된 만큼 그 사이 주주들의 공감을 얼마나 얻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2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백화점 측은 그동안 주주 친화 정책으로 배당금 인상을 동원해 왔다. 실제로 현금배당총액은 2020년 약 221억원에서 2021년 24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달 31일 발표한 주주 친화 정책은 이제껏 진행해 온 내용에서 진일보했다. 핵심은 인적분할 후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는 것이다. 존속법인인 현대백화점은 향후 3년 내 자사주 6.6%를 신규 매입해 소각, 신설법인인 현대백화점홀딩스는 인적분할 확정 후 1년 내 자사주 6.6%를 소각한다. 주식 총수를 줄여 기존 주주들이 보유 중인 주식 가치를 상승시키겠다는 뜻이다.

동시에 현금배당 정책 계획도 밝혀 인적분할 후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배당금 총액은 분할 전 대비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정책이 나온 이유에는 현재 주주들 사이에서 인적분할 등의 조치가 대주주 지분율 증가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현대백화점도 투자설명서에 언급했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분할 후 홀딩스는 분할 전 자기주식을 승계받음으로써 현대백화점 주식 6.61%를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의결권 부여 주식에 한해 현대백화점에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외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분할 전 61.4%에서 분할 후 57.3%로 감소하게 돼 대주주의 지배력이 증가하고, 소액주주의 영향력 및 배당 수령 비중이 감소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후 공개매수 현물출자를 진행해 홀딩스의 대주주 지배력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한무쇼핑이 홀딩스 자회사로 이동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30~40%를 차지하는 알짜회사로, 기존 현대백화점의 가치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현대백화점에서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는 비율은 2021년 기준 47.76%로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백화점으로서는 이들의 찬성 및 공감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부담스러운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내놓고 달래기에 나선 그림이다.

백화점 측은 현재 현대백화점의 구조가 백화점의 성장 한계를 극복할 신성장 동력 확보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무쇼핑은 기존 점포 개발 영역에서 보다 확장된 사업에 투자 및 자원을 집중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현대백화점은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면세점 등과 시너지를 확대하는 게 인적분할의 목표라는 설명이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에서 끝나면 나중에 다시 팔 수도 있는 것이지만, 소각을 하면 유통주식 수를 줄여 가치를 올린다는 건 확실하다"면서 "다만 자사주 매입 시점 또한 잘 선택해야 할 것이고, 주가 상승 효과를 누리기 위해 추가적인 이슈 관리도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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