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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국가비상사태 6개월 연장…총선 불투명

미얀마 군부, 국가비상사태 6개월 연장…총선 불투명

기사승인 2023. 02. 0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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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헌법 규정 뛰어 넘어 6개월 또 연장
"전국 행정구역 3분의 1 안전에 문제"…총선 연기 시사
Myanmar <YONHAP NO-4867> (AP)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총사령관의 모습. 군부는 미얀마 헌법을 뛰어넘어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추가로 연장했다./제공=AP·연합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3년째 집권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했다. 비상사태 선포와 관련한 헌법 규정을 넘어선 비상사태 연장으로 오는 8월 치러질 것으로 보였던 선거 역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2일 AFP통신·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는 전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국가비상사태 6개월 연장 요청을 승인했다.

흘라잉 총사령관은 "전체 330개 타운십(구) 중 198곳은 100% 안정적이지만 132곳에 안전 문제가 있다. 아직 정확한 유권자 명단으로 자유 투표가 이뤄지는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모든 지역에서 동시에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도시에서만 총선을 치를 수도 없다"고 밝혔다.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진영의 무장조직인 시민방위군(PDF)이 군부에 맞서 곳곳에서 무력투쟁을 벌이고 있다. 군부는 PDF를 반란세력·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이들의 테러를 겪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비상사태 연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의 이번 비상사태 연장은 헌법을 뛰어 넘는 조치다. 현행 미얀마 헌법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최장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첫 번째 선포는 1년 기한으로, 이후 6개월씩 2회 연장하는 것이 최대다. 국가비상사태는 최장 2년으로 이후 6개월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흘라잉 총사령관의 측근인 민 스웨 대통령 대행은 "현 상황이 이례적인 만큼 한번 더 6개월 연장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에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듬해인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전권을 장악한 군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치 고문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을 구금하고 반대세력을 잔혹하게 탄압하고 있다.

군부는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최근 반군부 진영 정당의 총선 참여를 사실상 차단하는 새 선거법을 제정하는 등 장기집권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마저도 쿠데타 발생 및 국가비상사태 종료 시점인 지난 1일 결국 "저항세력의 반대로 국가비상사태 연장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총선도 미룰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총선을 연기했다.

NLD 측은 "비상사태는 군정이 권력을 잃어야 끝날 것"이라며 "지금의 비상사태는 군부가 만든 것이며, 연장돼도 이는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군정이 국제적으로 부정당하도록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기로 했다"며 "군정이 추진하는 선거는 폭력과 불안정을 더하고 국민들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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