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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축구장 참사’ 솜방망이 판결에 “살인죄로 추가 기소해야” 분노

인니 ‘축구장 참사’ 솜방망이 판결에 “살인죄로 추가 기소해야” 분노

기사승인 2023. 03. 2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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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한 축구장 압사 참사 피해자의 가족이 참사로 사망한 아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제공=AFP·연합
지난해 135명이 사망한 인도네시아 축구장 압사 참사와 관련된 책임자 처벌을 두고 현지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피해자 변호인단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당시 근무했던 경찰관들에 대해 새로운 기소를 촉구하고 있다.

22일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인도네시아 축구장 압사 참사 피해자 중 일부를 대리하고 있는 변호인들이 당시 근무 경찰관들에 대한 새로운 기소를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6일 수라바야 지방법원은 칸주루한 스타디움 압사 참사와 관련해 기소된 경찰관 3명 중 최루탄을 발사하도록 명령한 경찰기동대 지휘관 1명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나머지 2명에게는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 가족 측은 "정의가 없다"며 분노했고 징역 1년6개월도 지나치게 가볍다고 비판했다. 사망자 유족을 대리하는 이맘 히다얏 변호사는 "이 사건은 처음부터 모순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일한 희망은 법 집행자들이 (사건) 책임자들에게 새로운 혐의를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라 말했다.

검찰은 피해자 가족들의 바람과는 달리 피고인들에게 과실로 인한 사망을 초래한 혐의(과실치사)를 적용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초래할 결과를 충분히 알고 있었던 만큼 살인죄 또는 계획적 살인죄로 기소됐어야 했다"며 "향후 재판에서 현재 혐의보다 더 무거운 형을 받는 살인죄로 기소될 수 있을 것이고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른 피해자 가족들을 대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법률구조재단의 무하마드 이스누르 회장도 피고인들에 대한 새로운 기소를 촉구했다. 그는 "법원 심리 과정에서 오심의 징후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법정에서 증언한 증인 대부분이 경찰관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입장을 설명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 안디 이르판도 "책임을 져야 할 경찰관들도 더 많이 있다"며 기존의 세 명의 피고인에 대한 새로운 수사는 물론 경찰도 더 많은 용의자를 지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축구장 참사로 두 명의 십대 딸을 잃은 율피트리씨도 "비극이 벌어진 동자바주 말랑 대신 왕복으로 4시간이 걸리는 수라바야에서 재판을 연 것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재판이 수라바야에서 열린 탓에 대부분의 피해자 가족들은 재판에 참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법무장관실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들에 대해선 검찰이 항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욱 무거운 혐의로 새롭게 추가 기소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며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10월 1일 칸주루한 스타디움에서 축구 경기가 끝난 후 관중 135명이 압사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홈팀 아르마FC가 패배하자 흥분한 팬들이 경기장 안으로 난입했다. 경찰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발사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관중들이 출구로 몰리며 다수가 압사했다.

당시 정부가 구성한 합동진상조사단도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재판부는 "군중들의 행동이 최루탄 사용 결정에 기여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며 책임을 군중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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