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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등에 올라탄 가스公 주가… “긴 호흡 신중 투자”

‘대왕고래’ 등에 올라탄 가스公 주가… “긴 호흡 신중 투자”

기사승인 2024. 06. 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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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운반·유통 등 참여 수혜 예상
이달 초부터 2주 만에 87.2% 상승
실체 불확실성·낮은 성공률 우려도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동해안에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정부 발표 이후,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2주 만에 90% 가까이 치솟았다. 시추를 통해 자원이 확인될 경우, 정부기관인 회사가 가스 운반·유통 등 관련 작업을 도맡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자원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고, 사업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점은 리스크다. 시추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막대할뿐더러, 성공률도 낮다는 이유에서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회사의 펀더멘털도 좋지 못하다. 코로나19와 전쟁 등 국제정세 불안 요인이 반영되면서 회사는 최근 3년 새 부채가 10조원 넘게 늘면서 40조원을 넘어섰다. LNG(액화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미수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게다가 2·3분기에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회사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부채나 미수금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회복까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기보다는 올 하반기까지 중장기적인 시간을 갖고 투자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이달 초(3일) 2만9800원에 시작해 이날(5만5800원)까지 총 87.2% 상승했다. 정부가 경북 포항 영일만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 가능성을 발표한 뒤 2주 만에 벌어진 일이다.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치솟게 된 건, 막대한 양의 자원이 확인되면 공기업인 회사가 가스 관련 여러 사업을 맡게 될 수 있어서다. 정부가 추정한 매장량은 최대 140배럴로 전 국민 기준 석유는 4년, 가스는 29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결국 동해 가스 및 석유 개발 성공 시 수혜 기대감이 모멘텀으로 작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만약 가스가 나온다면 한국가스공사는 생산된 가스를 인수하게 될 것이고, 육지까지 파이프라인 설치를 담당할 가능성도 높아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가스판매를 위한 해저 파이프라인 및 육상터미널 투자, 그리고 후방사업에 직접 지분을 투자해 국내 가스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원 매장 가능성에 따른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한 측면이 있기에, 향후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자원의 존재가 확인이 안 됐고, 시추 성공확률도 10~20%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시추에 들어가는 자금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점 역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다.

그렇기에 투자에 앞서 회사의 내실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가스공사는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많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458.9%로 적정수준인 200% 대비 2배 넘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도 46조898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LNG 가격 상승으로 미수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1분기 기준 회사의 미수금 총계는 15조3955억원이다.

차입의존도도 72.9%로 적정수준인 30%를 훌쩍 넘어섰다. 외부로부터 빌려다 쓴 돈이 총자본의 70%를 넘는다는 얘긴데,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1조463억원)도 적어 부담 크다. 회사의 순차입금 의존도 비율은 71.1%다. 이는 회사가 현금 자산을 사용해 빌린 돈을 갚더라도, 여전히 70% 이상의 차입금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향후 실적 역시 그리 밝지 못하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한국가스공사의 올해 2, 3분기 실적은 각각 391억원, 604억원 적자다. 계절적 요인과 동시에 막대한 미수금으로 인한 손실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회사의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태임에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수금이 회수되기까지 수년이 걸리겠지만, 점진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분명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LNG 가격이 안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올 하반기 도시가스 요금 산정 시 미수금 회수용 반영 등으로 미수금 축소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나아가 미수금 축소 가시화로 배당 재개가 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통한 미수금 회수가 본격화될 것이고, 올해 실적 추정치 기준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미만인 0.37배 수준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만큼, 저평가 매력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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