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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문재인·김정은 ‘판문점선언’ 북·미 정상회담 ‘긍정 신호탄’ 기대감

[전인범 칼럼] 문재인·김정은 ‘판문점선언’ 북·미 정상회담 ‘긍정 신호탄’ 기대감

기사승인 2018. 04. 2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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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남북정상회담 '이미 절반의 성공' 거둬
우방국·주변국에 회담 결과 제대로 설명 이해 구해야
한반도 평화 새출발 간절 응원...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 '수순'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오전 9시 29분 남북 공동경비구역(JSA)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했다. 남북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제정치의 아이러니와 반전을 절감했다.

한반도 정전체제로 인한 냉전과 대립이라는 엄연한 현실과 한편으로는 한민족으로서 통일이 돼야 한다는 희망과 기대감으로 6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의 여러 가지 사건에서 오는 장면들이 겹치면서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북 정상의 만남은 이전에도 두 번이나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이뤄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한 긴장이 고조되고 국제무대에 처음 나서는 김 위원장의 모습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이다.

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종의 ‘탐색전’ 성격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한 몫한 것 같다.

텔레비전(TV) 생중계를 통해 비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은 처음 다소 긴장된 듯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성숙한 목소리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발언은 진지해 보이기도 했다.

평양냉면을 언급하면서 남한 방송을 자세히 보고 듣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도 우리에게 던지는 단순한 레토릭 차원의 언술인지 아니면 우연한 ‘속셈’을 알려주는 실수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김 위원장 나름대로 회담 분위기에 화답하기 위한 노력의 메시지로 읽힌다.

한편 미국에서는 남북 정상의 만남에 관한 보도보다 오히려 미식 축구선수 선발이 더 흥미있고 우선 순위가 높은 뉴스인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남북 정상의 만남 자체 보다는 그 결과와 북·미 정상회담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하겠다.

미국이 동맹이고 최고의 우방이면서도 우리와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관조적 위치에 있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가하면 우리와 자유세계의 큰 관심과 기대와는 다르게 회담의 또 다른 당사자인 북한에서는 아예 생중계를 하지 않은 점도 아직은 한계가 있는 북한 정치·사회 체제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미국과 일본의 응원과 관심 속에서 이뤄진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가 주요 의제로 진행됐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 의제가 각국의 입장에서는 우선 순위가 다르다.

미국과 일본은 비핵화와 완전한 핵폐기가 한반도 평화나 통일보다는 우선적인 관심 사항이다. 결과적으로는 같은 것이지만 진행 과정과 절차 측면에서는 미묘한 시각의 차이가 있다.

한반도 평화는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순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 과정에는 비무장지대의 실질적인 비무장화,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경계나 공동활용 문제, 남북 핫라인의 정례적 운용, 정례적인 정상 간 만남의 지속화 등 여러 가지 현안 의제가 포함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앞으로 남북 경제 협력과 북한 인권 개선 문제 등 국제사회의 관심사항으로 연결되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완전한 핵폐기에 대한 김 위원장의 진정성이 얼마나 의지있게 비쳐지고 국제사회를 이해시키는가 하는 설득력에 달려 있다.

어찌됐든 여기까지 온 것도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소위 ‘핵무력 완성’과 그로 인한 핵있는 평화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최대 압박과 개입’ 정책으로 인한 현실 인식으로 인한 것인지는 속내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나타나는 결과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판문점 공동 선언문 중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은 매우 희망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소 추상적인 수준이다. 앞으로 더 구체화돼야 신뢰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

지나친 기대와 환상은 또 다른 실망을 낳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과 주변국에 회담 결과를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의 새 출발이 되기를 간절히 응원한다. 그런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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