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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주한미군과 전략적 유연성

[전인범 칼럼] 주한미군과 전략적 유연성

기사승인 2021. 05. 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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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한·미군, 방위조약 따라 '한몸'처럼 움직여
자주 국방력 없으면 주한미군도 소용없어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인 폴 라카메라(Paul LaCamera) 육군 대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군의 글로벌 역할과 한국군의 점점 커지는 국제적 범위를 감안할 때 한반도를 넘어선 동맹 협력의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라카메라 지명자는 미국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 답변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라카메라 지명자는 “주한미군은 인도태평양사령관에게 역외 비상 상황과 역내 위협에 대한 대응을 지원할 옵션을 만드는 다양한 능력을 제공할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라카메라 지명자는 “내가 인준을 받으면 역내에서 미국의 이익과 목표를 지원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비상 상황과 작전 계획에서 주한미군의 군대와 능력을 포함시키는 것을 옹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과 관련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연관지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계획(GPR·Global Posture Review)의 핵심 사안이다. 미국의 군사 기술 혁신과 세계 도처에서 테러 위협에 직면해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시스템으로는 효과적으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미군의 기동화와 경량화에 더욱 의존한 새로운 전쟁 방식으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부대는 이러한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한·미군, 방위조약 따라 ‘한몸’처럼 움직여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이 외국으로 빠져 나가거나 우리나라가 미국의 전쟁에 휘말리는 일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며 라카메라 지명자의 발언을 경계하고 있다. 라카메라 장군의 청문회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이라고 본다. 다만 이번 기회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한국군의 관여 가능성을 짚어 보면 몇 가지 함의가 있다.

먼저 최악의 경우 미·중 간의 전면전이 발생하면 한·미 상호 방위조약에 의거 미국의 군사동맹으로서 한·미군은 한 몸으로 행동하게 된다. 다만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거나 대만 해협에서 국지전이 일어나면 한·미 간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예컨대 군사 충돌이나 국지전이 일어나더라도 중국군의 5분의 1을 현재 붙잡고 있는 국군과 주한미군을 이리저리 옮기는 것은 고민해 봐야 한다. 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재난 재해와 해적, 테러와 같은 국제범죄 대응에 우리가 역할을 하거나 주한미군의 일부가 전용되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특히 주한미군의 전력이 빠져 나가면 대체 전력이 오기 때문이다.

자주 국방력 없으면 주한미군도 소용없어

전략적 유연성을 잘못 생각하면 한국이 방위비를 부담하므로 주한미군은 한반도만을 위한 전력이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강원도에 주둔하는 부대는 강원도만의 방어를 위해서 써야 한다는 생각과 같다. 반대로 생각하면 전략적 유연성이 있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 본토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가 한국의 위급한 상황에 파병할 수 있다. 미군의 어떤 전투여단은 한국에 96시간이면 도착한다.

주한미군이 미국의 한반도 방위에 대한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당연한 것도 우려가 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특히 1949년 이런저런 잘못된 이유로 미군이 철수하고 반년 만에 북한 공산군이 남침해 한반도에서 동족상잔을 겪은 한국으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민감함이 미국 사람들에게는 신뢰의 문제로 다가온다. 즉 자기들을 못 믿어서 이런 우려와 걱정을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국의 우려와 민감한 마음이 미국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누구나 생각하는 생존에 대한 본능이라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자체의 힘이다. 한국의 우려와 민감한 반응이 혹시 우리 마음에 내재해 있는 주한미군에 대한 의존적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는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다. 아무리 미국이 훌륭하고 미군이 막강해도 남의 나라다. 더욱이 미국의 부모들이 한국을 위해 자기 자식을 보낸다는 생각이 들게 해서 되겠는가. 결국 내 나라는 내가 지켜야 한다. 국방을 튼튼히 하지 않으면 주한미군도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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