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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투 유머펀치] 충견(忠犬) 타령

[칼럼][아투 유머펀치] 충견(忠犬) 타령

기사승인 2020. 08.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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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유머펀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온 국민이 민족의 화합과 남북의 통일이 눈앞에 다가선듯한 신기루에 빠졌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풍산개 세 마리를 남한의 전·현직 대통령에게 선물로 보냈다. 북녘의 토종 풍산개는 충견(忠犬)이자 맹견(猛犬)이다. 영리하고 용맹하며 감시와 사냥에 능하다. 그런데 세 사람의 전·현직 대통령 자택에 배치된 개들이 모두 짖지를 않았다.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거나 도둑이 들어도 입을 닫아 버린 것이다. 북한에서 전문가가 내려와 이유를 물어 보니 풍산개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짖지 못하는 사연을 털어 놓았다. 첫 번째 개는 “전 재산이 29만원뿐인 집에서 짖을 일이 뭐 있겠냐”고 반문했고, 두 번째 개는 “안방에 앉아 있는 주인이 가장 큰 도둑인데 누굴 보고 짖으란 말인가”라고 고개를 떨궜다.

세 번째 개는 “말 많은 주인을 모시고 살다 보니 내가 짖을 겨를이 없소”라고 했다고 한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풍산개 유머다. 작금의 우리 사회에 이른바 ‘충견’ 타령이 또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어느 의원이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의 행보에 대해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라고 했다. 다른 여당 의원들도 ‘정치검찰’,‘불공정검찰’,‘검찰권력’ 운운하며 윤 총장을 끌어내리는 것이 검찰개혁의 완수라고 강변했다.

검찰총장은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게 충견이 돼야 하는데 도리어 대들고 있다는 힐난의 목소리들이다. 검찰을 충견에 비유하는 악의적 표현은 지금껏 야당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여당에서 검찰을 개에 비유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여기에 한 야당 의원이 일침을 가했다. “개가 주인을 무는 경우는 두 가지다. 주인이 도둑처럼 보였거나, 주인이 이유 없이 너무 괴롭혔거나...”

검찰개혁이란 ‘대통령의 충견’이 아니라 ‘국민의 충견’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대통령의 권력 또한 국민이 부여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펩숍에 들러 “최고의 충견을 사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가게 주인이 자신 있게 한 마리를 추천하길래 그 이유를 물으니 “세 번이나 팔았는데 세 번 다 돌아왔다”고 했다. 어떤 임명권자를 만나더라도 언제나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충견이 간절한 세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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