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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 펀치] 엄마찬스 아빠찬스

[아투 유머 펀치] 엄마찬스 아빠찬스

기사승인 2020. 09. 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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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유머펀치
군대 간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정서와 태도는 갈수록 변한다. 처음 훈련소로 보냈을 때는 집으로 되돌아온 아들의 사복을 가슴에 쓸어안고 울먹이는 모정이 너무도 애틋하다. 일병이 되어 첫 휴가를 나오면 이것저것 맛있는 음식을 마련해주며 “뭐 필요한 것은 없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아들이 상병이 되면 “수신자부담 전화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며 “가끔씩 편지나 해라”고 한다.

그러다 병장이 되면 “사회에 나와도 딱히 할 일이 없으니 그냥 말뚝(장기근무) 박아라”고 한다. 군대 간 아들을 둔 평범한 어머니들의 솔직한 심정을 담은 유머이다. 하지만 힘 있고 돈 있는 특별한 어머니의 아들 사랑은 역시 특별하다. 카투사에서 군 복무를 하는 아들이 휴가를 나오자 어머니는 “이제는 성인이니 세상물정도 알아야 한다”며 “영어도 배울 겸 외국 여자들과도 두루 교제를 하라”고 했다.

따라서 매달 일정 금액의 특별 용돈을 따로 보내주기로 했다. 다만 그 돈의 명칭을 다른 사람들이 모르게 ‘사냥비’로 부르기로 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아들에게서 평소의 몇 배가 많은 사냥비 청구서가 날아왔다. 어머니가 그 연유를 묻자 아들은 “그건 ‘엽총 수리비’입니다”라고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지나친 모정(母情)은 이렇게 엉뚱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사회적인 윤리와 상식을 벗어난 모정은 자녀의 인생마저 왜곡시킨다. 부귀를 거머쥔 사회 지도층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은 스스로의 망신은 물론 사회 혼란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국정농단으로 불거진 최순실의 빗나간 모정도 그렇다. 부정(父情)도 마찬가지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으로 대권 가도의 문턱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도 군 복무 중이던 아들의 후임병 가혹행위로 정치적 행보가 휘청 기울어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빠찬스’는 온 나라를 분열과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자고로 자식은 애물단지라 했던가. 더 큰 문제는 ‘아빠찬스’ ‘엄마찬스’의 불공정성과 불평등성을 호도하고 비호하는 언행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논란이 전임자인 조국 전 장관의 ‘아빠찬스’ 데자뷔가 아니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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