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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반말? 당나라 군대

[아투 유머펀치] 반말? 당나라 군대

기사승인 2021. 01. 2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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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사오정이 군에 갓 입대했을 때를 가정한 유머이다. 교관이 훈련병들을 집합시켜 놓고 군대 용어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었다. “여러분들은 이제 사회인이 아니다. 군인이다. 모든 끝말은 ‘다’ 아니면 ‘까’로 간단 명료하게 한다. 알겠습니까” 교관의 말에 사오정이 자신있게 대답했다. “알았다” 교관이 깜짝 놀라서 “훈련병이 왜 반말이냐”고 언성을 높이자 사오정이 더 큰소리로 외쳤다. “알았다니까”

‘소령 중령 대령은 지프차 도둑놈~ 소위 중위 대위는 권총 도둑놈~ 하사 중사 상사는 모포 도둑놈~ 불쌍하다 졸병 신세 건빵 도둑놈~’ 1960년대 이후 대한민국 군대에서 병사들 사이에 오랫동안 구전됐던 병영 가요다. 군기가 엄정한 것을 넘어 가혹하기까지 했던 시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입대했던 병사들이 3년에 가까운 고단한 군 생활의 애환을 달래기 위해 불렀던 노래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최근 주임원사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장교들의 반말 지시가 당연하다’는 취지로 한 발언에 대해 일부 주임원사들이 총장의 발언이 인격 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창군 이래 초유의 일이다. 건빵 도둑놈 노래를 불렀던 세대들은 깜짝 놀랄 일이다. 이제 군 조직마저 ‘막장’으로 치닫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또 경험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공방이 뜨거웠다. “이젠 ‘총 쏘세요’라고 해야겠네” “그러는 부사관들은 왜 병사들을 무시하나” “신임 소위가 아버지뻘 부사관에게 반말하는게 맞나”... 그 중에서도 “명령하는 것과 막 대하는 것은 다르다. 단지 나이가 많다고 우대해달라는 것도 틀렸다”라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경직된 군 조직의 상하 간 질서와 노소 간 갈등도 얼마든지 교양과 인격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 일이다.

아무튼 명령과 복종을 근간으로 하는 군에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발생한 것은 분명하다. 군은 나이보다 계급체계를 존중하는 곳이다. 군은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과 희생정신이 우선이다. 그래서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계급문화를 허용하는 것이다. 군율과 군령이 망가진 군대를 ‘당나라 군대’라고 한다. 당나라 군대를 가진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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