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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절친서 라이벌로…김동관·정기선, STX重 인수전 격돌

[마켓파워] 절친서 라이벌로…김동관·정기선, STX重 인수전 격돌

기사승인 2022. 12.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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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최근 예비입찰 참여한 뒤 실사
HD현대 한국조선해양도 인수 공식화
업계 "김동관·정기선, 그룹 후계자들
앞으로도 조선업 경쟁 더 치열해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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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로고
재계에서 '절친'으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조선업 경쟁자가 된데 이어, 선박용 엔진 제조사 STX 중공업 인수전에서 맞붙게 되면서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오너 3세'인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은 재계에서 소문난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각각 1983년생, 1982년생으로 또래인데다, 세대교체를 통해 향후 재계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총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화가 조선업에 본격 진출하며 패권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번 STX중공업 인수전을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이 주도하는 상황이어서 승패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TX중공업을 인수하는 곳은 그룹 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인수전에서 패배할 경우 향후 경영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달 중순 STX중공업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실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조선업 시너지를 노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과 STX중공업을 모두 품에 안게 되면 선박에서 엔진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조선업에 진출하게 되는 김 부회장 입장에서는 STX중공업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 우량한 기업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엔진과 DF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 곳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의 방산과 친환경에너지 사업 등을 주도하면서 김승연 회장의 뒤를 이을 그룹의 후계자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조선업에 진출한 만큼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앞서 HD현대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도 STX중공업 인수를 공식화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보유한 엔진 기술을 접목, 중소형 엔진까지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고 그룹 내 조선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 사장은 지주사인 HD현대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도 함께 맡고 있다. 사실상 이번 STX중공업 인수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는 한화에 앞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가 올 초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에 따라 인수에 실패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HD현대도 STX중공업 인수에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수 대상은 국내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다. 인수 금액은 1000억원대 초반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은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두 사람은 또래인 데다 그룹에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한 시기, 대표이사로 승진한 시기 등도 비슷하다. 최근에는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재계 총수 간 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이 사실상 첫 경쟁을 벌이게 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도 자율운항 선박 등 조선업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 사장은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 등을 통해 자율운항 선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발표하면서 한화시스템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이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되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역량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자율운항 사업에서도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STX중공업 인수전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되는 오너 3세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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