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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SK온 대신 LG엔솔 선택한 포드?…K-배터리 올해 관건은 자금조달·수율

[마켓파워] SK온 대신 LG엔솔 선택한 포드?…K-배터리 올해 관건은 자금조달·수율

기사승인 2023. 0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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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포드, SK온 대신 LG엔솔 맞손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 공장' 논의
글로벌 자금경색에 숨고르기 분석
해외 완성차, 韓·中 CATL 저울질
경쟁력 확보위한 수율 향상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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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완성차업체 포드가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던 SK온과 협상이 중단되면서 대안으로 LG엔솔이 급부상했다는 후문이다.

협상 중단에 대한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 수율 문제 등이 원인이 됐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이에 따라 해외 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는 K-배터리의 경쟁력 확보의 관건은 원활한 자금조달과 빠른 수율 안정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과 관련 논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 포드는 SK온, 튀르키예 코치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논의를 진행해 왔으나 협상 중단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최근 글로벌 자금시장이 위축되면서 SK온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었던 점을 협상 결렬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SK온의 현금성자산(금융상품 등 포함)은 2조3988억원이었으며, 잉여현금흐름도 -4조2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의 자본적 지출을 뺀 후 남은 자금으로,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지표다.

SK온은 미국, 중국 등에서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프리IPO(기업공개)를 통해 4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금시장 경색으로 지난해 말 외부 자금 조달 규모는 8000억원에 그쳤다. 급기야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겨우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아직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SK온으로서는 신규 투자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SK온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양해각서 이후 튀르키예 JV건을 협의해 왔으나 현재까지 논의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다며 "협상 중단 여부는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포드가 새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LG에너지솔루션은 SK온보다는 자금 상황이 낫다. 지난해 초 증시에 상장하면서 10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9월 현금성자산은 6조400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도 잉여현금흐름이 -5조9498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완성품 중 양품의 비율을 의미하는 수율의 안정화도 향후 배터리사들의 합작법인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공장을 설립한 후 수율이 안정화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완성차업체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배터리사 외에도 중국 CATL 등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수율 안정화를 앞당기는 것도 K-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과 수율 문제가 언급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해당 문제를 계기로 협력 관계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라며 "한국 배터리업사들이 이 이슈에 발목잡하지 않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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