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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과 2016년에 “경제활성화”를 세제개편안에 앞에 뒀지만. 회복이라는 단어는 생소하다. 지난해 세법개정안에선 “소득분배…”, 2017년에는 “일자리 지원…”이 앞에 배치됐다.
그만큼 한국 경제의 여건이 녹록치가 않아서다. 우선 일본수출규제 보복 조치로 반도체 등 뿌리산업의 공급망에 균열이 가고 있다. 또 최근 IMF가 세계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 1%포인트 낮춘 것처럼 세계경제는 더욱 둔화세가 짙어지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밀려 있는 혁신성장 과제부터 고령화 사회 등도 경기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상당수의 전문가들도 “경제성장률도 하반기 1% 미만의 어려운 환경이다”이라며 비관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한 기재부 관계자도 세제로 인한 경기부양 효과를 묻자, 정부 입장에서 “뭐라도 해야되지 않겠냐”는 ‘우려반 기대반’의 진심을 전할 정도다.
올해 세제개편이 기업의 투자를 붇돋우기에는 미진해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대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에너지 절약시설에도 가속상각제도를 6개월 간 한시적으로 적용하고, 중소·중견기업들에 대해서는 상각범위금액 한도를 현행 50%에서 75%로 높이기로 했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기업이 자산취득에 사용한 투자금액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어 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경영계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투자행동을 앞당기기 위해선 세금지출 규모가 명확히 줄어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특히 가속상각제는 종료 뒤엔 투자초기 덜 낸 세금까지 내는 ‘선 혜택, 후 징수’방식이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총 법인세 납부액은 변동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일본수출규제로 인해 관련 반도체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한 세제개편의 조력자 역할도 눈에 띈다. 하지만, 업계는 감세의 폭이 크게 늘지 않았다고 말한다. “안하는 것 보다야 낫다”며 눈치를 보면서도, 끝내 세액공제 대상범위에 일부 신성장에 포함된 것에 그쳤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하지만 어렵다고 방관하기는 이르다. 정부는 경기대응을 위해 R&D 예산확대, SOC 투자, 근로시간 조정 등 여러가지 카드를 내놓겠다고 했다. 일본 수출규제 관련해선 종합대책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 “기업이 국산화 기술을 갖추고도 공급망에 참여하지 못해 사장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정부는 부품 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제조업 혁신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정부가 가야할 길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