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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인텔·AMD 실적이 입증한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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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0. 02. 02. 17:15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실적 안정적…동시에 성장하는 시장
황의중 기자의 눈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을 보면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시장 공략에 왜 그렇게 매달렸는지 알게 된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의 ‘꽃’인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를 판매하는 인텔과 AMD의 성적표는 놀라울 정도다.

인텔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02억 달러, 영업이익 68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와 9% 늘었고, 연간 매출은 720억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후발주자인 AMD는 4분기 21억2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0%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2배 이상 늘며 3억4800만 달러를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는 시스템 반도체가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안정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대체재가 있어도 기기의 모든 소프트웨어와 구조를 바꿔야 할 만큼 비용이 많이 들어가 사실상 대체가 어렵다. 또 제품 수요가 다양해서 공급과잉 위험에 덜 노출돼 있다. 반도체 가격 변화에 따라 실적이 반토막이 나는 국내 업체들이 시스템 반도체에 눈을 돌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과점시장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과 달리 틈새시장 공략이 가능하다는 점도 후발주자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이 좋은 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GPU 시장 규모는 2017년 129억9960만 달러에서 올해 167억6630만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의 발달이 기존 동영상 수요 외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면서 GPU의 무게감이 달라진 것이다.
향후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시스템 반도체 시장 공략에 달렸다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국내 업체들이 장기비전을 갖고 메모리 반도체만큼 이 시장에 대담한 투자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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