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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제재해제 낙관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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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6. 20. 08:14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김정은 요청에 한미훈련 중단"
"김정은 싱가포르서 '행동 대 행동' 합의 기뻐"
"트럼프, 김정은 제재해제 요청에 '열려있다'"
"트럼프, 미 한국전 참전, 주한미군에 의문"
볼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9월 30일 미 워싱턴 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말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유엔 제재 해제를 요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김 위원장이 낙관적인 기대를 갖고 회담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23일 출간되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가운데 싱가포르 및 하노이 정상회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회담 등 3차례에 걸친 북·미 정상 간 만남 관련 회고록 내용 일부를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했고, 미군의 한반도 주둔에도 부정적이라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이 합의에 근접했으나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외 다른 것을 내놓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간청을 거부해 결렬됐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싱가포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 Kevin Lim/THE STRAITS TIMES
◇“김정은 싱가포르서 ‘행동 대 행동’ 합의 기뻐 말해”…“트럼프, 김정은 제재해제 요청에 ‘열려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회담장을 떠나면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 대 행동’ 접근법을 따르기로 합의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유엔 제재 해제가 다음 순서가 될 수 있는지를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열려있다’면서 ‘그에 관해 생각해보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낙관적인 기대를 안고 떠났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에 썼다고 테리 선임연구원을 밝혔다.

‘행동 대 행동’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과 관련해 북한이 요구해온 단계적 접근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의 공식 입장과 거리가 있는데 김 위원장이 이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것은 북·미 정상회담이 ‘대극장’ ‘홍보 행사’가 될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볼턴 전 보좌관은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이 마음에 든다며 정말로 똑똑하고 상당히 비밀스러우며 완전히 진실하고 훌륭한 성격을 가진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볼턴 김정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은 북한 노동신문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다음 날 보도한 것./사진=연합뉴스
◇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김정은 요청에 트럼프 즉흥 결정”...“트럼프, 미국 한국전쟁 참전, 미군 한반도 주둔에 의문”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도발적’이라며 ‘북한의 핵폐기 협상 중엔 워게임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것이 김 위원장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미국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하자 장군들을 무시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는 회담장 안에 있던 존 켈리 당시 비서실장·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볼턴 전 보좌관, 그리고 회담장 안에는 없었던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 그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고, 한국과도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저 그 누구와도 상의하거나 알리지 않고 김 위원장에게 ‘굴복’했다는 것이다.

그 후에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워게임(한미연합군사훈련)은 말할 것도 없고 왜 우리가 한국전에서 싸웠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아직도 한반도에 그렇게 많은 병력을 갖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썼다고 테리 선임연구원이 전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관련, 얼마나 돈이 많이 들어가고 도발적인지에 대해 반복적으로 말해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한국전쟁 참전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4월 30일 트럼프 그룹이 소유한 워싱턴 D.C.의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에서 열린 기부자 만찬 행사에서 “우리가 도대체 어쩌다가 한국에 개입하게 된 것이냐. 우리가 어떻게 한국전쟁에 결국 참여하게 됐는지 내게 이야기해달라”면서 미국의 한국전쟁 참전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월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친교 만찬’을 하고 있./사진=하노이 AP=연합뉴스
◇ “하노이 정상회담 합의 근접...김정은, 영변 핵시설 외 더 내놓으라는 트럼프 간청 거부”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에서 합의가 근접했지만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외에 다른 것을 주려 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뭔가 더 추가로 내놓으라고 간청했지만 김 위원장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3차례에 걸친 사전준비 회의를 가졌으며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어줬던 핵심은 ‘나는 지렛대를 가졌다’, ‘나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나는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갈 수 있다’였다고 전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볼턴은 회담 태업을 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서 빅딜과 스몰딜,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가기’ 등 3가지의 선택지를 가졌는데 이 가운데 스몰딜에 대해서는 극적이지 않은 데다 제재 포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부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자가 당신을 걷어차기 전에 당신이 여자를 걷어차라’는 철학에 따라 걸어 나가는 옵션에 대해 준비가 돼 있었는데 빅딜은 김 위원장이 핵 포기에 대한 전략적 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뤄지지 못했고, 남은 것은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가는 옵션이었다고 한다.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등을 돌린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의회 청문회를 보느라 밤을 새워 짜증이 난 상태였고 ‘스몰딜을 타결하거나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간다면 (청문회 기사에 비해) 더 큰 기사가 될지’에 대해 궁금해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보다 극적이라는 점, 그리고 다른 협상에서 지렛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걸어 나가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판문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해 6월 30일 회담에 앞서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인사한 뒤 남측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트럼프-김정은 판문점 회담, 핵심 참모들도 트윗 보고 알아”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판문점 북·미 정상 만남과 관련,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이익과 국익을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3차 정상회담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이 나를 매우 만나고 싶어했다’고 말한 데 대해 “이 모든 것은 허튼소리다. 누가 몹시 만나고 싶어했는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 사람은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고 테리 선임연구원은 전했다.

CBS방송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과 믹 멀베이니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비무장지대(DMZ)로 초청한 사실을 트윗을 보고 알았다면서 “믹 멀베이니도 나처럼 당혹스러워 보였다. 별것이 아니라고 본 트윗이 실제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에 속이 메스꺼웠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여기에 어떤 가치도 부과할 게 없다”고 봤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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