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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손꼽히던 베트남에 대해 영국 BBC는 “극단적이지만 합리적”이라 평가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월 말부터 국경을 걸어 닫고 4월부터는 3주간 록다운에 준할 정도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전국 범위로 시행하는 등 신속한 통제에 나섰다.
중부 다낭에서 100일만에 국내감염이 다시 등장한 지난 7월 말부터는 확진자 발생 지역을 봉쇄하는 등 여전히 강력한 방역 지침을 적용하고 있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각계각층이 당과 정부의 지침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베트남 외교부 관계자는 아시아투데이에 “열악한 베트남의 의료 시스템 때문에 일정 수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그대로 국가 시스템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강력 대응한 것”이라 설명했다.
코로나19 시대의 베트남이 ‘극단적이지만 합리적’인 모습이라면 최근 한국의 모습엔 어떤 수식어가 따라 붙을까.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벌어진 사랑제일교회 감염 사태와 이어진 광화문 반정부집회,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등의 정책을 둘러싸고 의료파업 등으로 맞서고 있는 의료계와 정부의 모습에 베트남 기자들은 “왜 한국같은 나라가 이 시국에 그렇게 극단적인 것이냐”고 물었다. 열악한 의료 시스템 때문에 극단을 선택한 베트남에게, 한국의 이같은 ‘극단’은 의문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의문이 비단 베트남 기자들의 것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 2월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산한 코로나19에 대해 베트남 언론은 신천지라는 ‘교파’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관한 보도는 ‘개신교’와 ‘교회’로 나온다. 유력 매체들은 교회가 다시 한국에 악몽을 불러 일으켰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게다가 한국은 의료 공백까지 염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마땅히 부끄러움과 책임을 느껴야 할 순간에도 종교와 정치를 이유로 방역을 방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 극단적인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다. 설상가상으로 정치권은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네 탓 공방에 바쁘다. 종교·정치·경제적 이해를 뛰어넘어 초당적으로 방역에 힘써도 모자랄 판에 분열은 극단으로 치닫는다. 우리의 모습에는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