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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유명가수 열창, 한국계 경호 총괄, 취임선서 사용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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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1. 21. 05:19

바이든 취임식, 1000여명 참석...인파 대신 주방위군·깃발
트럼프 불참, 펜스 참석...레이디 가가, 국가 열창
바이든 취임선서, 1893년 성서 사용...바이든 현장경호 총괄, 한국계
바이든, 밀리 합참과 악수
Biden Inauguratio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대통령 취임식에서 부인 질 여사가 든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조 바이든 제46대 대통령의 취임식은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까지 취임식과 달랐다.

취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의 ‘무장 시위’ 경고 속에 1000여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0여만명이 몰렸던 내셔널 몰은 완전히 폐쇄돼 일반인의 모습은 전혀 없었다.

대신 첫 흑인 대통령 탄생으로 테러 우려가 제기됐던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때보다 2.5배 많은 주방위군 2만5000여명이 내셔널 몰 일대를 지켰고, 19만1500개의 성조기와 미국 50개 주 및 자치령의 깃발이 꽂혔다.

Biden Inauguration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진행된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 19만1500개의 성조기와 미국 50개 주 및 자치령의 깃발이 꽂혀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1000여명 참석...인파 대신 주방위군·깃발
아울러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퇴임하는 현직 대통령이 후임자 취임식에 불참하는 것은 제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껄끄러운 관계였던 18대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의 취임식에 불참한 후 152년 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20분께 백악관을 떠나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환송 행사에 참석한 후 오전 9시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플로리다주 팜비치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기 전 대통령 집무실 오벌오피스의 대통령 전용 ‘결단의 책상’ 위에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서한을 남겼다. 1989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후임 조지 H.W.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남긴 32년 전통은 지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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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의 배웅을 받으며 의사당을 떠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 트럼프, 후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불참하고 서한 남겨...펜스 부통령, 취임식 참석...레이디 가가, 국가 열창

트럼프 대통령 대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부인 캐런 여사와 함께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펜스 전 부통령 부부
는 취임식이 끝난 후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의 배웅을 받으며 의사당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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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기가수 레이디 가가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가를 부르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취임식에는 미국 최고의 인기 가수들이 국가와 축하 노래를 불렀다. 지난해 11월 3일 대선 전날 최대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유세에 나섰던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라틴계 가수이자 영화배우인 제니퍼 로페즈가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선서 사이에 축하 노래를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사 후에는 백인 남성 가수 가스 브룩스가 복음성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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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수 제니퍼 로페즈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하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인기 가수뿐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도 취임식에 주역으로 참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가 2015년 세상을 떠났을 때 장례미사를 집전한 제러마이아 오도노번 예수회 신부가 취임식 시작 기도를 했다. 레이디 가가의 국가 열창에 이어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첫 지지를 밝힌 노동조합 국제소방관협회(I
AFF)의 앤드리아 홀이 제복을 입고 나와 수어(手語)를 병행하며 국기에 대한 맹세를 했다.

◇ 바이든, 1893년 가보 성서에 솓 얹고 취임 선서...해리스, 성경 2권 사용

취임 선서에 사용된 성서도 주목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여사가 든 성경책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는데 이 성경은 바이든 대통령 집안에 1893년부터 전해져온 가보(家寶)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성경은 두께가 5인치(12.7㎝)이고, 오랜 세월을 보여주듯 가죽 표지가 많이 낡았고 무게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성경 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성경으로 취임 선서를 한 날짜가 기록돼 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세 때인 1973년 상원의원 취임, 2009년과 2013년 부통령 취임 선서 때 이 성경을 사용했고, 보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 취임할 때도 이 성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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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든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은 라틴계 최초의 연방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고, 1967년 첫 흑인 연방대법관에 오른 서굿 마셜과 ‘제2의 어머니’ 같은 존재인 레지나 셸턴이 사용하던 성경 2권을 사용했다.

◇ 한국계 경호원, 바이든 대통령 현장 경호 총괄

바이든 대통령의 현장 경호 총괄도 관심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자택을 떠나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항에 도착, 워싱턴 D.C.로 이동할 때부터 이날 취임식까지 동양계 남성이 바이든 대통령의 현장 경호를 총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는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SS) 소속 한국계 데이비드 조로 현장 경호 본부장 역할을 하
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취임식을 마치고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를 떠나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의 차량의 맨 앞자리에 동석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데이비드 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현장 경호를 총괄하고 있는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SS) 소속 한국계 데이비드 조(가운데)가 2019년 국토안보부 장관으로부터 ‘우수 업무 금메달(Exceptional Service Gold Medal)’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국토안보부 홈페이지 캡처
그는 2019년 국토안보부 장관으로부터 ‘우수 업무 금메달(Exceptional Service Gold Medal)’을 수상했다. 국토안보부는 당시 데이비드 조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자들과의 고위급 협상에 지칠 줄 모르고 직접 참여해 대통령의 해당 국가에 대한 두번의 방문에 대한 모든 보안 세부 사항을 계획했다’고 평가했다.

국토안보부가 언급한 ‘대통령의 두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것과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 부부를 호위한 흑인 유진 굿맨 의회 경찰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때 시위대를 이끌던 남성의 몸을 거칠게 밀쳐내며 일부러 도발하면서 상원 회의장 반대쪽으로 뒷걸음질로 이동하며 시위대가 상원 회의장을 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이후 굿맨은 의회 경찰의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상원 보안과 경비를 책임지는 2인자 자리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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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 바이든·해리스, 취임식 후 밀리 합참과 굳게 악수...오바마·클린턴, 레이가 가가·제니퍼 로페즈 등과 담소

이와 함께 취임식에 참석한 전직 대통령 등 유명인사의 행보도 관심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후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 다가가 굳게 악수를 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12일 전군에 내린 지침에서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을 헌법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규탄하면서 바이든 당시 당선인이 차기 군 통수권자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식장에 입장할 때 반갑게 주먹인사를 했다 이어 취임식 후에는 레이디 가가·제니퍼 로페즈와 포옹을 하면서 담소를 나눴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장갑을 낀 채로 악수를 했다. 레이디 가가는 오바마 전 대통령뿐 아니라 그의 부인 미셸 여사·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반갑게 포옹을 하면서 담소를 나눴고, 제니퍼 로페즈 부부도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를 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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