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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산 앵무새’ 막말 배경… “워싱턴 설득하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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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1. 03. 30. 18:23

김여정 또 막말 "후안무치·뻔뻔스러움의 극치·미국산 앵무새"
북한의 '강대강' 원칙 현실화… 긴장 지속할 듯
남성욱 "남측이 워싱턴 설득해 달라는 메시지"
통일부 "최소한의 예 갖춰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공식확인…
북한이 지난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26일 공식 확인했다./ 연합뉴스
연일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북한이 30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선전선동부 부부장 명의의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미국산 앵무새” “후안무치” “뻔뻔스러움의 극치” 등을 쏟아냈다.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북한으로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가 이어지고 대북정책 발표가 늦어질수록 추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지난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라는데 나타나 남조선 집권자가 한 기념사는 또다시 우리(북한) 사람들을 놀래웠다(놀라게 했다)”며 “아연해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우려한 문 대통령을 향해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 주어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한·미 간 연합 훈련과 외교·국방 2+2 회담 등 한·미 공조가 강화될수록 북한의 말폭탄과 도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5일에도 한국 정부를 향해 “태생적 바보” “떼떼” 등의 비속어를 동원해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1년 간 쏘지 않던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하며 동북아 판세를 강하게 흔들고 있다.

북한은 해마다 연합훈련 시기 즈음 항상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한반도 정세를 고조시켜왔다. 특히 올해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최종 검토에 맞물려 있는 시점에서 존재감을 키우면서 유리한 국면으로 가져가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북한이 공표한 대외원칙인 ‘선대선 강대강’ 원칙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어 향후 남·북·미 간 긴장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통일외교안보학부)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북한이 계속해서 남측 때리기를 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남측이 워싱턴을 설득해 달라는 모종의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남 교수는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가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 즈음까지 늦춰진다면 한 번 더 강한 수위의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속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선 비핵화 조치를 강조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29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 앉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당분간 북·미 간 ‘강대강’ 충돌 가능성도 높아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북한의 남측 때리기에 “어떤 순간에도 서로를 향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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