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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 양보, 우크라 침략전쟁 초래’ 비판에 메르켈 “내 결정 옳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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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4. 06. 00:28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우크라의 나토 가입 반대 결정 옳아"
젤렌스키 "메르켈, 민간인 대량 학살 부차 보라"
폴란드 총리 "메르켈, 러 원자재 독점 지위 초래"
16년 집권 메르켈, 푸틴에 양보 정책 추진
Russia Ukraine War Day In Photos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거리에서 발견된 우크라이나 시민의 시신. 흰천으로 손이 뒤로 묶여있다./사진=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지나치게 양보한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의 정책 때문이라는 비판이 강해지자 메르켈 전 총리가 반박하고 나섰다.

메르켈 전 총리는 2008년 나토 정상회의에서 독일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반대한 결정이 옳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독일 dpa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ermany Russia Ukraine War
2008년 4월 3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우크라의 나토 가입 반대 2008년 입장 고수...이유는 설명치 않아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dpa의 질의에 대해 대변인 성명을 통해 2008년 4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자신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메르켈은 현 상황에서도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성명은 “메르켈 전 총리는 부차 등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잔학 행위를 고려,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야만과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독일 정부와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당시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 등 다른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메르켈 당시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반대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두 정상이 푸틴의 입장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Russia Ukraine War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침략군에 의해 수백명의 민간인이 살해된 우크라이나 부차 지역을 시찰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젤렌스키 대통령 “우크라 나토 가입 반대 메르켈·사르코지, 민간인 대량 학살 부차 현장 보라”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3일 러시아 침략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부차 지역을 방문한 후 2008년 당시 메르켈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메르켈 전 총리와 사르코지씨가 부차에서 러시아에 대한 양보 정책이 14년 동안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보도록 초대한다”며 “그들은 고문당한 우크라이나인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16년 집권 메르켈, 푸틴에 지나치게 양보...‘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사업 추진, 독일의 러시아산 에너지 종속 초래

지난 16년간 독일 총리를 지낸 메르켈은 한때 자유세계의 지도자로 칭송받았지만 푸틴에게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중도 우파 정당인 기독교민주연합(CDU) 출신인 메르켈은 총리 시절 탈(脫)원자력 발전 기조 속에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를 추진해 독일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종속되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독일 정권 교체
올라프 숄츠 독일 신임 총리가 2021년 12월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총리 관저에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사진=베를린 AP=연합뉴스
◇ 폴란드 총리 “메르켈 정책, 러 원자재 독점 지위 초래...독일, EU 제재에 가장 큰 장애물”

메르켈에 대한 비판은 동유럽 국가로 냉전 종식 이후 나토에 가입한 폴란드에서도 나왔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메르켈이 러시아 강화에 기여했고, 독일이 유럽연합(EU)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제동을 거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메르켈 전 총리! 당신은 전쟁이 시작된 후 침묵했다”며 “지난 10~15년에 걸친 독일의 정책은 지금 러시아가 원자재 판매 독점에 기반한 강점을 가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EU 정상회의의 회의록을 보면 알 수 있다며 “회의록을 읽은 사람은 독일이 더 결정적인 제재에 대해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파 좌파 정당인 사회민주당(SPD) 소속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러시아에 대한 독일 정부의 입장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요청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폴란드 부총리 겸 여당 ‘법과 정의당’ 대표도 3일 독일 일간지 디벨트 인터뷰에서 “독일은 프랑스와 함께 러시아에 지나치게 편향돼 있다”며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충분한 무기를 공급하지 않고,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막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르트 스트림 2
독일 북부 루브민의 ‘노르드 스트림- 2’ 시설 모습./사진=AP=연합뉴스
◇ 독일 재무장관 “러 가스 공급 차단 불가능...시간 필요”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4일도 러시아산 가수 수입 중단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린드너 장관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EU 회원국) 재무장관 회의에 도착, “우리는 러시아와 모든 경제적 관계를 끊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그 가스 공급을 끊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린드너 장관은 또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도 모든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는 러시아보다 EU 회원국에 더 많은 경제적 악영향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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