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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권력자 ‘절대 엄호’하는 여야의 사당화(私黨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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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3. 01.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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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권력자 지키기'에 나선 거대 양당이 점차 사당화(私黨化)되어가는 모양새다. 당 주류층이 권력자의 절대 엄호에 나선 가운데, 이런 상황을 우려하는 비주류층의 목소리는 소수에 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그 측근들의 각종 의혹에 대해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이 대표가 당 대표나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이전의 의혹, 이 대표 측근인 당직자들이 당직에 있기 전의 개인비리 의혹들에 대해 당이 나서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 수사는 '야당에 대한 정치 탄압'으로 규정됐고, 민주당은 이 대표 관련 수사를 맡은 검사들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기에까지 이르렀다.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 강경파들은 목소리를 키우고 있고, 개인의 비리 의혹에 당이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묻혀 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혐의와 관련해 농담을 주고받고, 검찰 수사를 비꼬는 말들을 늘어놓는다. 회의에서는 심지어 "이재명 당 대표를 지키는 일이 당을 지키는 일이고, 당원을 지키는 일"이라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오기까지 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 현장에는 당 지도부와 의원 수십 명이 우르르 몰려가 검찰 수사를 맹비난했다.

국민의힘은 또 어떤가. 민심을 듣고 정부에 전달해야 할 집권여당의 역할은 내팽개쳐진 지 오래다. 당의 주류 세력은 '용산 눈치보기'에 급급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심기 경호에 여념이 없는 이들 덕에 대통령실이나 당 지도부의 '지침'에 어긋나는 의견이나 합리적인 비판은 '해당 행위'로 간주되고, 당의 주류와 다른 의견을 내는 목소리는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대통령과 부딪혔던 이준석 전 대표는 한 차례 법원의 제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헌 개정 끝에 축출됐다. 사고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 인선에서는 친윤계가 전진 배치되고 비윤계가 배제된 결과가 나왔다.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심(尹心)' 경쟁이 되어 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석에서 '당원투표 100%가 낫지 않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로 '윤심'이 노출되기 무섭게 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룰 개정에 착수했다. 민심에 귀 기울여야 할 공당임에도, 전대 룰은 '윤심'대로 당원투표 100%로 바뀌었다.

당권 주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당원과 국민에 필요한 존재인지를 어필하는 대신 저마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과시하기에 바쁘다. '윤심'과는 거리가 있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자, 친윤계는 노골적으로 나 전 원내대표를 저격하며 그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국민의 세금으로 국고보조금을 받는 공당이자 민의를 반영해 국가를 이끌어 나갈 정치 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한 정치집단이다. 또한 현재 국정에 책임이 있거나 국정을 책임진 경험이 있는, 언젠가 국정을 책임지게 될 대한민국의 양대 정당이기도 하다.

정당이 권력자의 안위와 의중만 염두에 두고 민심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인다면, 권력자의 눈에 들어 당장의 영달을 누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는 길에서는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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