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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도 우파 열풍, 반이민 정책 자유당 1위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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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11. 23. 15:26

우크라 전쟁 후 난민 급증, 에너지값 상승 여파
이탈리아 필두, 스위스·핀란드 이은 우파 물결
NETHERLANDS-ELECTION/REACTIONS-WILDERS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총선 출구조사 예측 결과를 확인한 뒤 연설을 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네덜란드 조기 총선에서 우파 자유당(PVV)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총선 투표가 종료된 직후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유당은 하원 총 150석 가운데 가장 많은 3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측대로라면 자유당은 2021년 총선 당시 얻은 17석에서 두 배 이상으로 의석수가 늘어난다. 좌파 성향의 녹색당·노동당 연합(GL-PvdA)은 26석, 현 연립정부의 집권여당인 자유민주당(VVD)은 23석으로 예측됐다. 입소스는 오차 범위가 최대 3석이라고 밝히며 자유당의 다수당 등극을 확실시했다.

자유당은 반이슬람 정책과 망명 허용 중단을 주장하고, 네덜란드의 EU(유럽연합) 탈퇴에 관한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정당이다. 반이민 정서 고조로 유럽 각지에 몰아치면서 자유당의 돌풍은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감지됐고, 이날 출구조사에서 네덜란드에서 일고 있는 보수적 기류가 확인됐다.
유럽은 지난 10월 이탈리아에서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집권한 것을 시작으로 우파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스위스 총선에서는 우파 제1당 스위스국민당(SVP)이 62석을 확보해 41석을 얻은 좌파 사회민주당(SP)을 누르고 승리했다. 또 앞서 지난 4월 핀란드 총선에서는 우파 핀란드인당이 46석을 얻어 2당으로 약진해 1당인 중도우파 국민연합당(48석)과 연립정권을 세우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난민 급증과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유럽 전역에서 우파 지지세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핀란드인당의 경우 이민 제한과 EU에 대한 과도한 공여 반대 등 네덜란드 자유당과 유사한 정책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 네덜란드의 도널드 트럼프라고도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유권자들의 바람에 부응해 네덜란드인을 다시 1순위로 돌려놓을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인에게 돌아갈 것이고, 망명 쓰나미와 이민은 억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네덜란드 총선은 13년 만에 정부 수장이 교체되는 선거이기도 하다. 통상 총선 1위를 차지한 정당 대표가 총리 후보자로 추천되지만, 150석인 하원에서 최소 과반을 확보하려면 연정 구성이 필요해 자유당에게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집권 자유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은 자유당과 연정 구성 협력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1년 총선 당시 마르크 뤼터 현 총리의 자유민주당은 연정을 꾸리기까지 역대 최다인 299일이 걸린 바 있다. 이에 대해 빌더르스 대표는 "이제 정당들이 합의를 찾아야 할 때"라며 "우리(자유당)는 더 이상 무시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 공식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유럽 우파 정치인들은 이번 네덜란드 총선을 희망적으로 해석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변화의 바람이 여기 불고 있다"고 말했다.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 의원은 "나라의 횃불이 꺼지는 것을 보기를 거부한 사람들 때문에 유럽에서 변화의 희망이 계속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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