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정해조 칼럼] 세포단위 이원 암치료 붕소중성자포획치료(BNCT) 도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au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304010001360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3. 04. 18:00

2024020601000585500032491
정해조 세렌메디연구소장
암은 전 세계적으로 인류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고령 인구의 증가, 발암 물질 노출 증가, 식생활 변화 및 비만 등으로 암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나, 의학 기술의 발달로 불치병으로 간주하던 암의 완치율과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원격 방사선치료는 높은 에너지의 감마선, 엑스선 또는 전자선, 양성자, 탄소핵 등의 입자방사선을 환자의 피부를 통과하여 몸 내부 표적 암까지 도달하게 하여 암세포를 사멸시키거나, 종양 크기를 축소하는 원리다. 따라서 치료 암에 도달하기 전 경로에 있는 정상 세포, 장기까지 방사선 부작용을 주는 근본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으나, 여러 기술적 치료 방법을 적용하여 극복해 왔다.

붕소중성자포획치료(BNCT: Boron Neutron Capture Therapy)는 건강한 세포 및 조직을 보존하면서 암세포를 정밀하게 표적하고, 파괴하기 위해 붕소화합물과 중성자 선원을 결합한 이원(二元) 입자방사선 치료법이다. BNCT는 2단계 치료 과정으로, 먼저 무독성, 비방사성 B-10 전달약제를 정맥 주사 후, 암세포 내 다량 축적된 B-10과 핵반응을 일으키도록 중성자를 조사(照射)한다. 이 결과 고-에너지 입자방사선인 알파입자와 리튬이온을 방출하여 건강한 조직(세포)에 미치는 부작용과 환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신체 친화적인 세포 수준 치료법이다.

BNCT는 기존 방사선치료법과 근본적으로 다르며, 치명적인 두경부암 및 흑색종을 포함한 난치성 및 재발성 암뿐만 아니라 발견되지 않은 국소 전이성 암세포에 효과적인 혁신적 치료법이다. BNCT는 화학요법, 수술, 일반 또는 입자방사선 요법과 같은 기존 종양학 방법 및 치료 기술과 병합할 수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 임상 연구에서 약 2000명의 암 환자가 치료받았으며, 붕소전달약제 개발에 따라서 방광암, 췌장암, 식도암·위암, 난소암, 육종, 전립선암, 신장암 등의 일반 암에도 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BNCT의 장점은 첫째, 생물, 물리학적 정밀도로 재발성암, 다발암, 난치성암 치료에 효과적이고,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고, 호흡·장기 움직임과 마커의 필요성을 배제한다. 둘째, 1-2회 효율적인 치료 세션, 원발성 암세포와 검출되지 않은 국소 미세한 암세포를 동시 치료, 많은 환자 처리량도 장점이다. 셋째, 높은 수준의 환자 위치잡기가 필요하지 않아서, 직원 업무량 감소와 편안한 치료 과정을 제공하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1997년 3월, 국내 원자력병원에서 의료진, 대학, 연구소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 BNCT 전문가를 초청하여 처음으로 붕소중성자치료법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1990년대 후반기부터, 대학과 연구소에서는 한국원자력의학원 MC50 사이클로트론을 사용하여 BNCT 개발을 위한 중성자 선량 특성, 생물학적 특성의 평가 연구를 진행하였다.

또한 한국원자력의학원은 1997~2006년 대전 하나로 연구용원자로를 이용한 BNCT 임상 적용 및 붕소화합물의 합성 국책 연구과제를 진행하였다. 다원메닥스는 2016년부터 산업통산자원부 연구과제로 선형(線形)가속기 기반 BNCT 장치 및 붕소의약품 신약 개발을 진행했고, 현재는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임상실험 중에 있다. 또한 한국원자력의학원은 2019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BNCT용 대전류 탄뎀 정전형(靜電型)가속기를 시작품 제작을 완료하고, 2028년 임상 적용을 목표로 연구 개발하고 있다.

BNCT 시장의 장치 업체는 일본 '스미토모 중기계공업', 미국 '앤티아이(Neutron Therapeutics Inc.)', '아이피티(International Particle Therapy Inc.)', '티엘에스(TAE Life Sciences)', 중국 '뉴보론 메디텍, 그리고 종양학 소프트웨어 업체로 스웨덴 '레이서치', 붕소전달제 제약 업체로 일본 '스텔라 제약' 등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수십 년간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BNCT는 모든 새로운 암 사례의 20%를 치료할 것이라 예상하며, 204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최소 540만명의 환자가 BNCT에 적합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전 세계 임상 병동에 최소 1800개소의 BNCT가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두경부암 및 적용할 수 있는 암의 발생 현황 및 방사선치료 통계자료에 근거하여, 최소 10기의 BNCT 잠재적 수요가 전망된다.

양성자치료센터 구축에 500억~700억원, 중입자치료센터 구축에 2500억~3000억원, 그리고 BNCT 시설 및 장치 비용은 대략 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자료에 의하면, 장치 및 시설의 감가삼각비, 운영비, 유지비, 인건비를 포함하는 평균적 총지출 비용은 7개소 중입자치료센터의 경우 170억/년, 19개소 양성치료센터의 경우 70억/년, BNCT센터의 경우 40억/년으로 비용 효율성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또한 1대의 BNCT 장치가 약 8대의 일반 선형가속기 치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치료비용의 경제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본 간사이 BNCT 메디컬센터에서는 2020년부터 환자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핀란드 헬싱키대학병원, 중국 샤먼인민병원, 그리고 국내 길병원에서 상용화를 위한 최종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BNCT 시장조사보고서에 의하면, 2023년을 기준으로 하여 50% 이상의 연평균성장률로 2030년에 2조8000억원 시장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이제 BNCT를 이용한 암치료 시대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구축돼가고 있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정해조 세렌메디연구소장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