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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軍, 가자 의료진 학대 영상 파문…英, 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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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3. 13. 10:51

"이스라엘군이 구타·찬물 세례·모욕"
英 외무장관 "충격적…철저한 조사를"
MIDEAST-GAZA-KHAN YOUNIS-NASSER HOSPITAL
가자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나세르 병원은 지난 달 15일 이스라엘군의 급습공격 이후 병원 운영을 멈췄다. /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병원에서 체포한 의료진을 학대하는 모습이 담긴 영국 BBC 영상보도와 관련 파문이 커지면서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외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캐머런 장관은 "영상 내용이 충격적"이라며 이스라엘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지난달 15일부터 전개한 가자지구 작전 중 칸 유니스의 대형병원인 나세르 병원을 급습했다. 이스라엘군은 병원건물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작전을 벌이고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도 갇혀있다는 정보에 따라 '정밀하고 제한된' 급습 공격을 벌였다고 말했다. 이후 용의자 약 2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는데 BBC는 의료진 수 십 명도 함께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튿날 병원 응급실 앞에서 비밀리에 촬영된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영상에서 팬티 차림에 눈이 가려진 사람들이 양손을 머리 뒤로 얹고 무릎을 꿇고 있는데 그 앞에는 의료진이 입는 가운이 놓여 있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계속 구타와 모욕을 당했다.
이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해 온 의사 아메드 아부 사바는 1주일 구금기간에 여러 차례 두들겨 맞아 손이 부러졌다고 BBC에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의료진 2명도 수일간 갇혀 있었으며 구타와 찬물 세례를 당하거나 몇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함께 구금됐던 아테프 알 후트 박사는 "조금만 움직여도 머리를 가격 당했다"며 "2시간 가까이 수치스러운 자세로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 병원 직원 5명은 연락이 두절됐다고 그 가족들이 전했으며, 국제적십자사(ICRC)도 나세르 병원에서 일하고 있던 가족이 실종됐다는 전화가 수십 통 걸려 왔다고 BBC에 말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BBC에 "병원에 있었던 인질이나 하마스 지휘관들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간단한 심문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에 있는 병원 인근에서 지하터널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터널이 하마스 지휘부로 사용됐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해 이스라엘인 1200명이 죽고 253명이 인질로 끌려갔다.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으로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만 3만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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