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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재집권에 무장 강화 서두르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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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3. 19. 11:16

미셸 상임의장 "평화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해야"
21일 EU정상회의서 군사자금조달 강화 방안 논의
도강 훈련하는 독일 연방군 병사들
독일 연방군 소속 병사들이 18일(현지시간) 클리츠에서 도강 훈련을 하기 위해 보트를 운반하고 있다. 독일 연방군 1만200명을 포함해 9만명이 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병사가 5월까지 이어지는 '스테드패스트 디펜더 2024' 연합 훈련에 참가했다. /EPA,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위기감을 느낀 유럽이 무장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며 EU가 안보와 국방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셸 상임의장이 EU의 무장 강화를 주장하고 나선 주된 이유는 푸틴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함에 따라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때문이다. 그는 "러시아의 위협을 EU 차원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다음은 우리 차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EU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안보와 국방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은 대부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설정한 목표치인 2%에 못 미치고 있다.
전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우 나토 기준에 맞추려면 140억 유로(약 20조3000억원)를 국방비로 더 써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 벨기에도 나토 기준에서 각각 110억 유로(약 16조원), 108억 유로(약 15조7000억원), 46억 유로(약 6조7000억원)씩 부족했다.

이와 관련 국방비 확대를 위한 개별 회원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독일, 프랑스 등 14개 EU 회원국들이 유럽투자은행(EIB)에 국방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을 강화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군사와 민간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 제품'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EIB가 규정하고 있는 '이중 용도 제품'은 과거부터 고수해온 정책 방침에 따라 민간 목적을 가져야만 자금 조달이 가능해 무기나 탄약 제조에 직접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서한을 보낸 회원국들은 "EIB가 기존의 자금 조달 원칙을 넘어 국방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며 이중 용도 제품의 목록에 대한 재논의에 속히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서한에서 언급된 이중 용도 제품에 대한 투자 확대는 오는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방안과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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