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 이민자 증가와 종교의 역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au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523010011934

글자크기

닫기

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05. 23. 13:19

민족 문화 차이 극복하는 수단은 종교
한국 종교 스펙트럼 넓어...종교계 나서야
황의중 기자의눈
대한민국에서 이민 확대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다. 필자는 이민자가 늘면 늘수록 한국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좀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 있다. 왜냐면 한국은 갈수록 종교 인구가 줄어든다고 집계되기 때문이다. 한국 갤럽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최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 이상의 한국인이 종교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종교 인구와 영향력은 별개다. 한국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21세기 과학문명 국가임에도 여전히 사이비종교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역술·무속 등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종교에서 멀어졌을 뿐 종교 수요는 많다고 해석해야 맞다. 더구나 우리나라로 이민 오는 사람들은 탈종교화가 심화된 서구권보다는 동아시아와 구소련 국가 같은 종교문화가 강한 곳에서 오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이민자가 늘면 문화적 차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완충장치로 종교는 큰 역할을 한다. 핏줄과 나라를 뛰어넘는 게 종교적 신념 아닌가. 반대로 종교가 완충재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갈등은 더 심해진다. 유럽도 난민이 같은 종교문화권에서 왔으면 상황이 지금보다 수월했을 것이다. 유럽이 중동 난민보다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는 데 적극적인 것도 그들이 같은 종교문화권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한국은 유럽보다 종교 스펙트럼이 넓다. 동아시아·구소련 국가·남미 이민자는 기독교·불교에서 흡수 가능하다. 무슬림 이민자가 문제가 될 여지가 있는데, 이는 이슬람이 한국사회에 본격적으로 정착한 지 약 4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이슬람의 역사가 70년을 넘어갈 때쯤이 되면 한국화된 이슬람이 자리 잡아서 무슬림 이민자에 대한 완충장치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다시 말하지만 이민 확대는 피할 수 없다. 그러기에 종교계가 나서서 이민자의 한국 정착을 도와야 한다. 종교 지도자들이 종교 인구가 준다고 우려하기보다는 이러한 시대적 과업을 이해했으면 한다.

황의중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