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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행정 편의주의에 막힌 관광객 ‘문화향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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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정연 기자

승인 : 2024. 08. 06. 16:34

이정연
이정연 기획취재부 기자
"들어가지 마세요." "만지지 마세요."

국내 지역 문화재 무엇을 보러가도 항상 붙어있는 팻말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과 관광객들의 문화향유권보단 당장 보존 위주의 관리가 중요한 문화행정의 일면입니다.

반면 관광선진국들은 어떨까요. 이탈리아 로마 시스티나예배당에 들어가서 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그 웅장함에 전 세계인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일본의 유명 성인 히메지성은 어떨까요. 목조건물이기에 훼손의 우려도 있지만 내부 건물에 맨발로 들어가 손으로 벽 곳곳을 만질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에게 그 시대의 삶을 상상해보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훼손 우려는 입구와 층마다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안내원 배치를 통해 충분히 막고 있습니다. 지역의 일자리 창출은 덤입니다.
아예 출입을 금지하는 것보단 문화재 보존에 많은 인력이 소요돼도, 입장료가 우리보다 약간 비쌀지라도 그에 걸맞은 경험을 제공하기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것입니다.

지방소멸우려가 그 어떤 때보다 심각하다며 지역 관광활성화를 외치는 요즘, 아직도 지역에는 중앙정부 주도로 기획된 사업들로 획일화된 양산형 '네모' 건물들이 지역 곳곳에 들어섭니다. 주위 환경과의 부조화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나라의 공통점은 그 나라의 특색이 묻어나는 건물과 삶의 모습이 잘 복원돼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보존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된 많은 세계유산이 있습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여행수지는 다른 나라와 달리 규모와 형태를 제대로 복원하지 못 한 채 문화재 보호구역 안에 그 가치가 잠들어있기 때문은 아닌가요.

훼손 우려가 적은 문화재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새로 닿을 수 있게 복원하고, 시민들이 보다 우리의 정체성을 마음껏 체험할 수 있도록 공공건물에 우리나라의 미, 지역의 미를 부여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적극적이고 열린 행정이 필요할 때입니다. 기와만 살짝 얹어도 외국인들에겐 한국의 미가 느껴진다고 합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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