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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거북이와 천연가스…기후변화에 진심인 호주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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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4. 08. 07. 14:27

Woodside Pty
원주민과의 갈등으로 10년 전 중단됐던 호주의 브라우즈 가스전 개발 사업이 이번에는 환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우드사이드
미국과 아시아에 수출할 천연가스를 생산하기 위한 호주의 자원 프로젝트가 환경오염 우려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호주 에이비시(ABC) 방송은 6일(현지시간) 서호주 브룸에서 425km 떨어진 대형 산호초 군락 아래 매장된 천연가스를 채굴하기 위한 브라우즈 가스전 개발사업이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로 좌초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브라우즈 가스전은 약 50년 전에 발견됐으며, 2030년 채굴을 시작해 약 44년간 미국과 아시아로 수출할 액화 천연가스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호주 내 여러 환경단체들은 개발 예정지역에 피그미 대왕고래, 둥지를 틀고 있는 바다거북 개체군, 수백 종의 어류 및 무척추동물이 있다면서 가스전 개발이 이 지역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서호주 환경보호국 역시 거북이가 둥지를 틀고 있는 모래섬이 가스 추출로 인한 침하로 가라앉을 수 있다면서 가스전 개발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했다.
전문가들은 환경보호국의 견해가 호주 정부의 최종 입장이 아니지만, 개발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환경부가 이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개발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개발 찬성론자들은 환경보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가스 개발업체로부터 보존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기부를 요청한 후 다른 지역에 더 많은 해양공원을 조성하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면서 정부에 개발 계획 승인을 요구했다.

이들은 2006년 시작한 호주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자원 프로젝트인 고르곤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계획도 유사한 방식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이 개발사업으로 가스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게 되면 탄소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 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 대변인은 브라우즈 가스전이 아시아 에너지 안보에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호주 국내에서도 가스 부족 현상이 발생했을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까지 순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제한하려면 2021년까지 발표된 계획 외에 새로운 석유 또는 가스 프로젝트를 실시하지 말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브라우즈 개발 계획이 불허될 경우 호주에서 신규 가스전 개발은 힘들 것으로 보여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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